[문화 속으로] 물의 德
[문화 속으로] 물의 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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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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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수필가
이혜숙 수필가
이혜숙 수필가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많은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그윽하게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물처럼 어질게 하라. 말할 때는 물처럼 믿음을 좋게 하고, 다스릴 때는 물처럼 바르게 하라. 일할 때는 물처럼 능하게 하고, 움직일 때는 물처럼 때를 좋게 하라. 물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 상선약수를 설명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노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에 매력을 느끼고부터다. 언젠가 도덕경에서 본 구절인데 그 뜻을 알고 점점 더 마력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얼마 전, 노자의 일생을 드라마로 만든 극을 보게 되었다. 도올 선생의 강의를 뜨문뜨문 들었는데 드라마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척 기다려졌다. 남편에게도 전화해서 드라마를 보라고 했다.

도덕경은 도와 덕을 상하로 나누어 쓴 노자의 철학서다. 도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서 도는 길 위에 있고 우리 곁에 있다고 했다. 도는 대자연 속에 있으며 우리가 사는 곳 어디에도 있다고 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욕심을 버리고 겸손하며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자신을 낮추라고 한다. 진정한 치세는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며 도와 덕을 알고 실천하면 요순임금처럼 된다며 왕에게도 거침없이 말한다.

족함을 알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로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공을 세워서 자랑하고 남들 위에 군림하려 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이 어쩌면 가장 높은 곳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웠다는 사람과 사회적 지위에 있다는 사람들은 군림하려 한다. 내가 누군데 대접을 소홀히 하느냐고 하는가 하면 소개를 하지 않았다고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보았다. 지식이 많고 권력과 지위가 있으면 뭐하나 인격이 부족한 것을. 권력도 돈과 명예도 모두 허상임을 그들은 알까. 모든 것이 인간의 욕심이 낳은 허상임을 몰랐으니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이겠지.

그들이 노자의 가르침을 실천했다면 어땠을까. 사회는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잘난 사람은 부족한 사람을 껴안고 부족한 사람은 잘난 사람을 의지하면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미국 20대 대통령인 제임스 A. 가필드는 어릴 적에 꿈을 묻는 선생님에게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단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서 큰일을 하고 명성을 떨친다 해도 사람다운 사람이 아니라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면서. 요즘 세상에 꼭 새겨볼 만한 말이다.

얼마 있으면 국회의원 선거다.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가이길 간절히 바라본다. 선거철에만 고개 숙이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편에 서는 정치가. 권력에 현혹되지 않고 소신 있게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이길 빈다.

‘살면서 얻은 것이 많은데 더 욕심을 부리지 마라’는 대목에서 무언가 뒤통수를 꽝하고 때리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것은 바로 욕심 때문이었던 것이다. 욕심이 없다고 했지만, 마음이 온통 욕심이었던 것이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것이 일순간에 환한 빛이 되어 마음 안으로 들어왔다.

불교에서 실천덕목의 하나인 무주상 보시는 집착 없이 베푸는 것을 말한다.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베풀었다.’라는 자만심 없이 온전한 자비심을 베풀어 주는 것을 뜻한다.

나는 주상보시를 하고선 무주상 보시를 했다는 착각에 빠진 것 같다. 특히 가족 간에는 더하다. 내가 이 정도 생각해주었으니 너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그렇게 해 주지 않았을 때는 서운하고 괘씸하기도 했다. 화를 내기도 하고 안 보려고도 한다.

누군가에게 진심을 다해 대했는데 상대가 서운하게 할 때 그간의 정성이 부질없다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다. 머리 검은 짐승을 거두지 말라던 옛 어른들의 말이 생각나기도 했다. 결국 상에 잡혀 있었던 것이다.

노자의 가르침에 내가 한 행동이 반성되며 어리석은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가벼워지고 편안해지더니 욕심이 희석되는 것을 느꼈다. 깨달음은 순간에 오는가 보다.

세상일이든 사람이든 如如하게 보고 지내려 한다. 상처받지 않는 길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게 中道의 길을 걸어가려는데 정에 치우치는 성격이기에 잘 될지 모르겠다.

장벽이 있어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며 흐르는 상선약수를 생각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겠다. 다투지 않고 낮은 곳에 머물며 물 같은 삶을 추구해보련다. 물이 세상에 베푸는 덕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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