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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온라인 학교, 코로나 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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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4.09 11:48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수그러들지 않고 전 세계에서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인구와 소규모의 지역 전파 등을 포함해 매일 50여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모두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야 할 영·유아, 초·중·고, 대학교 학생들의 변화가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작년 같으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 가서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공부하고, 친구들과 놀고, 방과후 학교 수업도 듣고, 학원에 다녔다. 그러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퍼짐에 따라 겨울방학이 연장되고,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고, 개학을 3월 23일로 정했지만, 다시 4월 6일로 연장한 후 4월 9일은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 일주일 후인 4월 16일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 4월 20일은 초등학교 1~3학년 순서대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지난 12년 동안의 기나긴 공부 시간을 털어내고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고 싶었던 대학 신입생의 실망감,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지만, 학교도 가지 못하고, 학원도 휴원이라 계속 집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진로는 어떻게 정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 같은 수험생들, 한 단위의 학교급을 졸업하고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거나, 새로운 학년으로 진급하여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공부하고 떠들고 놀아야 할 시간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의 실망감을 어떻게 달래주고 이 상황을 해결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

덩달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부모의 일상생활도 많이 달라졌고, 걱정거리 또한 많이 늘어났다. 맞벌이 가정, 어머니가 전업주부인 가정, 그리고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특수아가 있는 가정, 부모님이 장애가 있는 가정에서 돌봄에 대한 걱정거리가 더 많이 생기게 된 것이다.

부모 관점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아이들의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진로지도 문제이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가지 않고 3달 이상 집에 있고, 많은 수의 학원도 휴원 상태라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아이들의 학습지도에 학부모의 걱정이 많이 생겼다.

활력이 넘치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니 밖으로 놀러 나가자고 조르고, 식사 후 간식 문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습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만 있어 아이들의 TV 시청 시간과 스마트폰 사용시간, 컴퓨터게임 시간이 늘어나 아이들의 생활 습관에 관한 문제로 부모들의 근심이 더욱 커졌다.

집에 고3 학생이 있다면 자녀와 부모의 근심은 다른 집보다 더 클 것이다. 만약 자녀가 학교에 다닌다면 지금쯤 학교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가 상담을 통해 학습계획과 진로 등을 결정할 시기이다. 그리고 학원에 다닌다면 부족한 교과목을 보충하고, 독서실에서 밤늦게 공부에 매진할 시기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는 더 큰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서울의 경우 학원에서 유튜브나 카카오TV 등을 이용하여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학원 휴원율이 서울보다 높고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학도 개강을 3월 23일에서 4월 6일, 4월 27일로 연기하고, 서울권의 몇 개 대학은 1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대학생의 가장 큰 불만은 온라인 강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제물만 제출하도록 하는 것과 실기 교과목의 경우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점, 외지에서 온 학생의 경우 기숙사가 아닌 자취나 하숙할 때 현재 거주하지도 않았는데 월세가 계속 나간다는 점 등의 불만 사항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학의 경우 온라인 강의가 4주째 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의 불만 사항으로 나온 단순 파워포인트 자료만 제시하고 과제만 내는 경우, 피드백이 전혀 없는 강의, 몇 년 전 제작된 영상 강의 탑재, 실습하지 못하는 강의 등에 대한 보완책을 조금씩 내놓고 있으며, 점차 안정화 되어 가고 있다.

초·중·고는 EBS 방송, 온라인클래스, 실시간 화상교육 등의 수단을 통해 각 시·도교육청별로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때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2019년 9월 기준으로 약 12,000개의 초·중·고가 있고, 약 5백 5십만 명 정도의 학생이 있다. 우리 집 첫째가 다니는 중학교는 온라인클래스, 둘째와 셋째의 초등학교는 e-학습터, EBS 방송으로 온라인 개학을 할 예정이다. 이때 학생들의 접속 폭주로 인한 시스템의 과부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3월 중순부터 EBS는 온라인클래스를 운영하였지만, 접속자가 너무 많아 운영에 시행착오를 많이 하고 있다. 둘째, 온라인 학교는 과연 언제까지 운영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세로 보아 쉽게 소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학생들의 학습성과는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넷째, 학생들이 온라인클래스나 e-학습터를 통해 공부할 때 쌍방향 의사소통은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섯째,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특수아가 있는 가정 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학습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현시점에서 교육부, 교육청, 학교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아주 큰 문제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온라인 학교의 시스템 과부하, 운영 기간, 학습 및 평가를 위한 콘텐츠 준비, 교원 연수를, 학교와 선생님과 가정은 아이들이 원활한 학습을 유도하고, 온라인 학교에서 제공되는 학습량을 제대로 소화해 내는지 살펴보며, 어려워하는 아이가 있다면 도와줘야 한다.

온라인 개학이 되면 약 1주일 정도는 일부 운영에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다. 나타난 문제점을 슬기롭게 해결하여 아이들이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우리 모두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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