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관우 기자 = “용국이 들어왔니? 1명 안들어 왔는데 누구지?…”
9일 오전 11시 10분 대전대성고등학교 3학년 9반 교실. 원격으로 영어수업을 준비 중이던 이종화 교사가 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고 있었다. 9반 학생 32명 중 1명이 수업시작 1분을 남기고 영상에 등장하며, 나홀로 교실에 있던 이 교사는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원격수업이 어색한 일부 학생이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거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하자 이 교사는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 하라”며 격려했다. “4교시 수업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이 교사의 말에 “차렷, 공수!”라고 한 학생이 답변하자, 영상에 나온 9반 학생들이 손을 흔들거나 고개 숙이며 ‘사이버 인사’를 나눴다.
이날 대전대성고 3학년 영어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프로그램인 '줌'(Zoom)이 사용됐으며, 실시간 발생하는 돌발상황 등은 채팅창을 이용했다. 영어 문장 등을 다 같이 읽다보면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은 음소거 기능을 사용했다.
같은 날 오전 대전변동중학교에서도 온라인 영어수업이 진행됐다. 우수민 교사와 원어민 교사인 비비안이 숙제를 확인하며 관련 질문을 이어갔다. “왜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하죠?”라는 우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의 답변이 채팅창에 달리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영상발표를 하기도 했다.
원격수업을 마친 3학년 1반 박종혁 학생은 “화면이 끊기고 버퍼링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평소 학교에서 디지털 수업을 접해서인지 학습하는데는 어렵지 않았다”면서도 “친구들과 놀면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게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전국 중3·고3 학생들이 9일 일제히 온라인으로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대전은 159개교(중 88·고등 62·특수5·기타4)가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이들 학생들은 집이나 스터디카페 등 장소에서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등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다. 처음 시도하는 원격수업을 순조롭게 진행한 학교가 있던 반면 EBS 원격수업 플랫폼 등을 활용한 일부는 여전히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날 온라인 개학 현장 점검에 나선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온라인 개학을 위해 원격수업을 차질없이 준비해 온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코로나19를 이겨내고 학생들과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