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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과감히 버릴 것은 버려야 하리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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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4.23 14: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웃을 아끼고 서로를 생각해 주고 화목한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마을에 외지에서 ‘나’라는 사람이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를 온 사람은 그 마을 사람들이 아주 평화롭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사를 온지 얼마 안 되었지만 그 마을에서 자신의 위치가 이사 오기 전에 살던 곳에서 만큼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동네 사람들의 반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고자 그곳에서 정신적 기둥으로 가장 신임을 받고 있는 ‘가’라는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믿음이 사라지도록 분위기를 조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자신이 ‘가’가 하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잘 따라 주었지만 실질적으로 ‘나’라는 사람은 스스로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이나 지혜 그리고 경험이 ‘나’ 본인이 느낄 정도로 ‘가’라는 사람보다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하나하나 조금 씩 ‘가’라는 사람이 했던 동네를 평화롭게 이끄는 방법을 마치 자신의 것인 것처럼 활용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이 좋다고 했지만 ‘가’와 ‘나’ 두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정말로 마을이 평화롭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나’의 잘못된 점을 구지 밝혀서 마을을 시끄럽게 하기 싫어했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밀려난 ‘가’라는 사람도 자신이 해야 될 것을 할 뿐 묵묵히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나’는 ‘가’의 마음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흉내만 계속 내었고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위치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알았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의 단점을 밝힐만한 진정한 용기를 가지지 못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진실을 알아 버릴 때 까지도 자신의 진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을 외면하게 되었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나’같은 사람들을 곳곳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이웃, 어릴 때는 학교에서 어른이 되어서는 사회에서 자신의 진실을 감추거나 스스로도 알지 못하고 살아가거나 주변 사람들의 중심에 설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다섯 가지 욕망 즉 재물욕, 성욕, 식욕, 명예욕 그리고 수면욕 가운데 명예에 대한 욕망이 남다른 사람들이 그런 행위를 주로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것도 명예욕이고 자신의 진실을 알아도 과감히 밝히지 못하는 것도 또한 뿌리는 같은 것입니다.

만약에 ‘나’라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진실을 확실히 알았을 때 용기를 내어서 밝혔더라면 ‘가’라는 사람만큼 진실 된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동네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라고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은 정말로 비겁한 행위입니다. 아무리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여서 어떤 순간을 잘 넘겨도 언젠가는 속인 대가를 스스로 받아야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알찬 씨앗은 좋은 재목이 되지만 겉만 그럴싸하고 속이 빈 씨앗은 아무리 양분을 잘 줘도 싹이 틔지 않는 이치와 같은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빈 씨앗인 것을 알면 세상의 행복을 위해서 다른 씨앗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요?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만을 하면서 욕심을 줄이면 자신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고 세상의 평화와 행복에도 기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뜻을 품었으면 능력을 기르고 자신이 미처 몰랐던 배워야 될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배워서 자신의 성장을 가져와야지 헐뜯거나 흉내만 내어서는 아니 됩니다.

자신을 버리는 것이
세상을 얻는 것이고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을 사는 기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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