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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우리는 인생 대박을 꿈꾼다.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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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4.27 09:1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어김없이 오늘도 우리는 열심히 뛰고 또 뛴다. 무엇을 향한 몸짓인지 때로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미래를 위해 오늘의 나태함을 스스로 용서하지 않는다. 첫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나 재취업을 바라는 중장년층들은 때로는 시원한 한 방의 홈런을 기대해보지만 어디 인생이 그렇게 만만한가! 우리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만을 바라는 게 과욕은 아닐진대, 전혀 노력의 결정체가 보이지 않으니 막막할 뿐이다.

횡재는 아닐지라도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데,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이 없을 때 우리는 억울한 마음과 함께 보상심리가 생긴다. 인생은 미지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탐험하면서 여러 갈래의 길을 만나고, 그때마다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고민하고 선택하면서 정상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지금, 이 순간 문득 생각나는 ‘우보천리’란 말은 “우직한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뜻으로 우리의 지금 모습이다. 우리 모두는 천천히 우직하게 가다 보면 결국에 바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인생의 여정에 인내하면서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겐 때론 회의가 밀려든다. 우리 보다 늦게 출발한 사람이 우리 앞을 휙 지나가고 있지 않은가? 편법을 썼는지 로또에 당첨됐는지 무슨 횡재를 만났는지 알 수 없으나, 묵묵하게 성실히 가고 있는 우리보다 그들이 목적지에 훨씬 빨리 도착할 것 같아 억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요령과 편법이 아닌 정직함과 성실함만으로 정상에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인내를 요구하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막연한 대박을 항상 꿈꾸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한 계단 한 계단이 아닌 두 계단 세 계단씩 건너뛸 수 있는 행운을 꿈꾸고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안타깝게 아른거린다.

99억이라는 남의 돈을 줍게 되면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돈으로 인해 피폐해지고 무너져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린 모 방송 드라마가 얼마 전에 종영했는데, 그것을 보면서 대박을 꿈꾼다는 것, 이룰 수 없는 꿈인 무지개를 잡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노력 없이 단순히 운으로 얻어진 것은 대부분 끝이 좋지 않고 오래가지 않는다. “실패란 누구도 예외 없이 지불해야 하는 통행료와 같다”고 누군가 표현한 글귀가 생각난다. 단 한 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않고 힘든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만지면 금방 없어지는 물방울과 같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는 온다고 했던가? 다가오는 기회를 지나쳐버리지 말고 잡기 위해서 내공을 기르고 속을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최근 언론에 보도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누군가의 인생들을 보면서 인생은 정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것이 우리의 삶인데, 우리가 살아온 인생이 성공한 좋은 드라마로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해보자. 막연한 대박을 꿈꾸기 전에 우리의 생활 태도를 점검해보고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반성해 보자.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우리가 바라는 대박 인생은 무엇일까? 물질적으로 많이 가지고 누리기만 하는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남에게 베풀면서 실행하는 이타적인 삶이 대박의 인생이라고 필자는 생각된다. 훗날 우리의 인생이 자신에게는 냉정하고 철저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타인에게는 너그럽고 관대한 자세로 베풀고 희생하는 아름다운 삶으로 남게 될 때, 그것이 곧 후회와 아쉬움이 적은 의미 있고 멋진 삶으로 인생의 대박이라고 평가될 것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인생 대박 실현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힘찬 항해를 해보자. 남에 의한 기준대로 평가되어지는 삶보다는 자신이 주체가 되어 생각하는 원칙과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목적지까지 총력 질주했기에 아쉬움과 후회가 적은 삶이라면 그것이 바로 누구나 인정하는 대박 인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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