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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세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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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5.03 14: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슈바이처 박사에 관한 일화를 읽었습니다.
박사의 헌신적인 공로로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 아프리카에서 파리를 걸쳐서 덴마크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파리역에서 시간에 맞추어 취재를 하기 위해 역으로 갔습니다. 그들은 박사가 당연히 열차의 특등실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서 몰려갔습니다. 그런데 없었습니다. 일등석으로 가 보았지만, 거기에도 없었습니다. 이등석에 가보았지만 역시나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두 시간을 잘못 알았다고 생각을 하여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 명의 기자가 혹시나 해서 삼등실로 가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꾀죄죄한 냄새나는 삼등칸의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서 진찰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기자는 박사를 보자마자 물었습니다.
“박사님 왜 이 지저분한 곳에 계세요?”
“사등칸이 없어서 여기에 앉아있지요”
“그것이 아니라 왜 이런 삼등칸에 계시냐고요? 특등실로 가시지요.”
“저는 편안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특등실엔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는 삼등칸의 아프고 지친 사람들을 진찰하면서 덴마크로 향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의 평소의 마음가짐이 그의 마지막 한마디에 담겨있습니다. 그 마음은 헌신적 자기희생입니다. 아낌없이 어떤 조건이 없이 누구에겐가 베풀 줄 아는 마음은 우리가 배워야 할 위대한 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가 사는 주변에도 둘러보면 많은 훌륭한 사람들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훌륭한 사람의 평가를 ‘무슨 일을 하였는가?’라는 것으로 판가름을 합니다. 그것보다는 ‘어떤 정신으로 어떤 일생을 살았는가?’가 더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마음을 순순하게 써서 세상의 행복에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 물질을 이용해서 도움을 주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들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항상 변하지 않고 꾸준히 계속되는 것이 어렵지만 물질은 마음이 없어도 베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특등석에 탄 사람이 삼등칸에 탄 사람들을 위해서 돈을 썼다면 슈바이처 박사의 마음 씀과 그 사람의 마음 씀을 굳이 비교한다면 누가 더 훌륭한 마음을 쓴 것일까요? 항상 마음과 물질의 무게를 이야기할 때는 교과서적 대답으로 마음을 잘 써야 한다고 합니다. 물질도 마음을 잘 쓸 때 좋은 효과를 거둡니다.

슈바이처 박사처럼 아무런 조건이 없이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그 마음이 세상을 바꾸어가는 원동력입니다. 조건이 없이 무엇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적을 가지지 않고서 주변에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음은 혈연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지탱하는 훈훈한 정신입니다.

박사 말고도 역사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의 크기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리고 밝고 따뜻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질서와 평화를 유지해 왔습니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진실이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에도 어딘가 잘 찾아보면 그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 열심히 소리 없이 살고 계실 겁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런 마음을 배워 가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하나로
마음에 담으면
어떠한 조건이
필요치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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