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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내포신도시의 컨셉과 향후 과제

도순구 충남개발공사 관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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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5.10 11: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도순구 충남개발공사 관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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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대전과 충남에도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였고, 특히 세종특별자치시의 분리로 인하여 행정구역, 인구, 지역총생산(GRDP) 등에서 큰 손실을 입었던 충청남도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인구유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성과는 도민들의 결집과 성원이 이루어낸 쾌거라 아니할 수 없고, 세종시의 빨대효과를 일정부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이에 따라 혁신도시의 유력후보지인 충남의 내포신도시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내포신도시는 어떤 성격의 도시일까?

내포신도시는 단순히 도청을 이전하기 위해 조성한 도시가 아니다. 계획인구 10만 명으로 복합적인 정책목표와 창의적인 개발컨셉을 갖고 태어난 신도시이기 때문이다. 우선 도청소재지로서의 광역행정기능과 지원기능을 통합하는 도시임은 물론이고, 환황해권 교두보를 구축하고 충남의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도시이며, 역사와 문화, 도시와 농촌이 함께하는 첨단도시로서 지속가능한 명품신도시를 지향하는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개발컨셉은 링크시티(LINK city)이다. 링크(LINK)라 함은 상생도시(Linkage city), 혁신도시(Innovation city), 자연친화도시(Nature city), 지식기반도시(Knowledge city)를 의미하며 이 4가지 이니셜의 결합이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유치, 도시첨단산업지구 지정, 대학복합컴플렉스 조성 등을 통한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은 링크시티(LINK city)의 컨셉을 실현하는 중요한 과제인 것이며 명실공히 환황해권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내포신도시의 다른 도시와의 차별성은 8대 특성화계획에 있다. 용봉산과 수암산의 녹지대를 도시로 연결하는 오지형(다섯 손가락형) 녹지축과 센트럴파크 개념의 홍예공원과 애향공원을 배치한 ‘그린시티(Green city)’이며, 바람길과 에너지절약형 청사의 건립, 수생비오톱 등을 확보하여 ‘신재생 에너지도시’로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또한 해안에서 가까운 평야지대로서 수계가 약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환경적으로 처리한 우수 및 하수를 상류로 올려 재사용(Recycling)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아울러 폭원 20m이상의 도로에 연하여 무려 70㎞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망을 구축한 ‘자전거도시’일 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시설물 디자인을 자체개발하여 설치한 ‘공공디자인 도시’이다. 나아가 도내 15개 시군의 상징물을 간직한 테마공간을 배치한 ‘창조도시’이고 콤플렉스 캠퍼스가 조성되는 ‘교육특화도시’이며 교량 등 시설물과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적용한 ‘안전도시’인 것이다.

내포신도시의 특성화계획중 중요한 또 하나는 다섯 가지가 존재하지 않는 ‘5무(五無)도시’라는 점이다. 도시경관을 저해하는 전신주와 육교, 담장을 설치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입식간판 설치를 억제함과 동시에 자동집하시설에 의한 쓰레기처리로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인구 10만명을 수용할 도시의 기반을 조성해 놓은 내포신도시가 이전 7년이 경과한 현재 약 2만 6천여 명의 인구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제 균특법 개정안의 통과로 변곡점을 맞이한 만큼 제2의 도약을 위해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20여개 공공기관의 유치를 위한 공간계획의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매각되지 못한 가용지별 특성과 기능을 재검토하고 도시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활용방안을 찾는 수요대응형 전략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내포신도시에는 아직까지 매각되지 않은 약 149만㎡에 달하는 용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를 활용한 선제적인 용지확보계획이 마련되어야만 이전대상 공공기관들과의 협상과 다른 혁신도시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여건변화에 따른 개발계획의 점검이 필요하다. 내포신도시의 개발계획이 수립된 지 약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나라는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의 감소시대가 현실이 되었고, 1인 가구수가 계획수립 당시보다 9%이상 크게 증가하여 약 30%수준에 도달하였다, 이에 따른 중대형 아파트의 선호도가 급락함과 동시에 ‘온-라인’ 구매의 증가 등 구매패턴의 급변에 따른 대형쇼핑몰의 쇄락과 상가공실률의 증가 등 현안문제도 발생하였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는 전략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도시계획이 추구하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시행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70㎞에 달하는 자전거도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정책을 검토하는 것 등이다. 내포신도시는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평탄한 도시이다. 네델란드의 세계적인 자전거 천국도시인 델프트가 운영하고 있는 ‘본 엘프’ 정책 등을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옥외광고물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통제와 관리이다. “한 도시의 문화수준은 그 도시의 거리에서 시각적으로 보이는 글자 수에 역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거리에 광고물이 난립하면 정돈되지 못한 느낌을 주고 시민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불법광고물의 난립이 일정한도를 넘게 되면 행정이 통제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내포신도시는 ‘옥외광고물 특정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기준의 실천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서해선 복선전철의 서울 직결의 관철이다. 우리나라는 서울중심의 일극집중이 가장 심한 나라이다. 따라서 내포신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권 특히 서울과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경제, 물류, 교육 측면만이 아니라 도시발전을 위한 인재확보 면에서도 그렇다. 필지가 몸담고 있는 충남개발공사의 직원중 최근 3년간 9명의 젊은 인재가 수도권으로 이탈했다. 만약 서해선철도의 서울 직결 노선계획이 조기에 확정된다면 이와 같은 인재유출을 억제할 수 있고 공공기관의 유치 경쟁에도 탄력이 붙게 될 것이다.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계속 진화하게 된다. 외국의 선진 도시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획의 변화를 통해 발전하여 왔으며, 특히 기반시설 외에 참신한 정책과 주민들의 참여와 협조가 그 바탕이 되었다. 환경수도인 프라이부르크, 친환경도시인 꾸리치바, 자전거 도시 델프트, 바람길의 도시 슈투트가르트 등이 모두 그렇다. 환황해권의 강소도시 내포신도시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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