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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21대 국회에 바란다

최성수 대전서구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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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5.14 10:25
  • 기자명 By. 충청신문
최성수 대전서구문화원 사무국장
최성수 대전서구문화원 사무국장
말 많고 탈 많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치러진 선거임에도 국민들의 투표 참여 열기는 대단했다. 번거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 참여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본 선거에도 유권자들은 긴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이번 선거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을까. 결과는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단독으로 과반을 넘겼으며, 비례위성정당까지 합쳐 180여석을 확보했다. 과거 대통령 탄핵 역풍을 훨씬 웃도는 이런 결과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단연 코로나였다. 코로나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는 주장이다. 대개는 집권 중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의 경우 정권평가가 메인 이슈가 돼야 하는데 세계적 이슈가 이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언론과 전문가, 정치인들까지 큰 이견이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모범적인 코로나 대처는 세계 각 나라가 인정하는 바이다. 무엇보다 폐쇄가 아닌 개방적 대처로 성공적인 방역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언론과 야당의 집요한 공격에도 매뉴얼대로 차분하게 대응하고, 국민들에게 숨김없이 공개하며 협조를 구하는 과정은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 대처 때와는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180석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할 수 있을까. 주권자들이 부여해 준 180석의 참 뜻을 찾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20대 국회를 복기하는 일이다. 20대 국회는 집권당이 제1야당보다 한석 더 얻어 1당이 됐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을 제3당에게 내주고도 올린 성과였다. 당시 선거 결과의 메시지는 ‘협치’였다. 제발 양 당이 싸우지 말고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어달라고 주문했다. 그게 어려울 때 캐스팅보트 하라고 3당까지 만들어줬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만을 남겼다.

그나마 모범적인 의정 활동으로 평가받은 표창원 의원의 경우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고 자책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과 민생 보다는 당리당략, 대화와 타협이 아닌 극한 대치, 심지어는 그네들이 만든 국회선진화법 마저 뭉개버리는 참담함을 연출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힘을 몰아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핑계대지 말고 소신껏 해보라는 것이다. 알량한 협치 내세우지 말고 과감하게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하여 나라를 나라답게 바꿔보라고 기회를 준 것이다.

선택적 정의를 일삼는 한줌의 정치검사들이 날뛰지 않도록 검찰을 개혁하고, 사회적 공기로 포장한 채 사회적 흉기로 변신한 언론에 대해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이것이 ‘여당 좋아서’가 아님에도 힘을 몰아준 다수 국민의 뜻이다. 물론 협치하지 말란 뜻은 결코 아니다. 하는데 까지 해보되 그렇게 되지 않을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덧붙여 ‘위대한 국민’ 운운하며 입에 발린 소리 그만 두고 국회 개혁에도 솔선수범하기 바란다. 우선 국회의원 특권을 대폭 줄여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민들은 지난한 삶의 무게를 견뎌야 함은 불문가지다. 그럼에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과도한 특혜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고, 나아가 품격 있는 정치를 위해 국회의원소환제도 도입할 때다. 국회가 먼저 달라져야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개혁을 완수할 수 있지 않겠는가.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이 집권당에게 소신껏 일하도록 기회를 주었다. 21대 국회를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어야 한다. 그것이 21대 국회의 책임이자 의무이고 발전하는 역사에 대한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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