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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등교 연기, 코로나 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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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5.21 14:2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온라인으로 학교가 개학한 지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은 약 5주, 그 외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약 4주 정도가 지났다. 온라인으로 개학하기 전에 많은 동시접속자 수로 네트워크 전송량의 증가와 서버 다운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관계 당국이 미리 준비를 잘한 덕분에 큰 위기 없이 잘 넘어갔다.

우리 집에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의 아이 셋이 있다. 먼저 중학교 1학년의 첫째가 4월 16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아침 8시 50분에 담임 선생님께서 줌(Zoom, 화상회의시스템)을 이용하여 학생들과 첫 대면을 하셨다. 한두 명을 제외하고 모든 학생 학생들이 참여했다. 물론 온라인 개학 며칠 전에 예행연습을 한 덕에 시행착오를 많이 줄였다. 이어서 학교에서 준비한 학습 내용을 공부하였다. 첫째 아이의 중학교는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개학하였다. 초등학교와 달리 교과목의 수도 많고 교과의 내용도 많아 EBS 교육 콘텐츠가 탑재된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한 것이다.

둘째는 e학습터, 셋째는 EBS 방송을 보며 4월 20일에 온라인으로 개학을 하였다. 둘째와 셋째는 초등학생으로 개학 1주일 전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의 건강과 개학 준비에 관련한 안내 전화가 2회 이상 왔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에 많이 염려하고 신경을 쓰고 있었다.

둘째는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e학습터에 로그인하고 시간별 학습 내용을 공부한다. 처음 이틀 동안은 어떤 학습 내용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도 하였고, 둘째가 새로운 학습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아이 옆에 붙어 앉아 같이 공부하였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로그인하는 방법, 학습은 어떻게 시작하는지, 언제 학습을 중단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유튜브로 학습 내용이 나왔을 때 학습이 끝나면 어떻게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지, 반복해서 보는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은 언제 어떻게 하는지, 학습 후 학습기록은 어떻게 하는지, 자기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둘째와 같이 살펴보며 하였다. 지금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기 스스로 이 과정을 모두 잘 소화하고 있다.

셋째는 초등학교 1학년 과정을 EBS TV를 보며 학습한다. EBS 초등학교 저학년 과정의 선생님들이 교과서 기반으로 찍은 영상을 보며 아이가 공부한다. 만약 아침 9시 넘어 늦잠을 잔다면 오후 4시 이후에 EBS 홈페이지에서 재방송을 보아야 한다. EBS 방송을 보면서 혹은 EBS 방송을 본 다음에 ‘학습꾸러미’를 해야 한다. 이 사이에 아이 엄마는 온라인 출석부에 출석 체크를 한다.

온라인 개학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으로 나눌 수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으로 선생님과 학생이 화상 수업을 진행하면서 토론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수업 태도나 수업 중 활동을 수행평가나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할 수 있다. 환경요건이 충족되어 가능하다면 쌍방향으로 다양한 토의·토론과 피드백이 이뤄지는 수업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온라인 개학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은 '강의형'과 '강의 및 활동형'으로 나뉜다. 강의형은 학생이 녹화된 영상이나 별도의 콘텐츠로 학습한 다음 선생님이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고, 강의 및 활동형은 원격 토론까지 하는 방법이다.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은 선생님이 과제를 제시하면 학생은 자기 스스로 학습을 한 다음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첫 번째 방식인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없고, 모두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으로 인터넷과 TV 방송을 통해 온라인 개학을 하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없다고 하여 지금 온라인 개학의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교과에 따라, 성취기준에 따라 수업 방법은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은 가능하면 짜인 수업 시간표대로 들으면 좋겠지만, 오후나 저녁, 다음 날에도 자기 주도적으로 반복하여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개학 전에는 학습 콘텐츠를 만드는 공급자 관점에서 많이 활동하였지만, 지금은 아이들의 부모 관점에서 온라인 교육용 콘텐츠를 바라보고 있다. EBS 온라인 클래스와 초등학교 1~2학년 대상의 EBS 방송은 EBS 교육 방송 강사 공모를 통해 선발된 우리나라 최강의 선생님들이 만든 콘텐츠이고, e학습터는 해당 지역의 선생님들이 만든 수업 콘텐츠가 많다.

학교가 온라인으로 개학하면서 학생, 학부모, 학교, 교육 당국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해졌다.
학생은 가능한 한 학교에서 만들어준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집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온라인 개학 초기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나타난 수업 콘텐츠의 시간을 조작하거나, 수업 영상을 마치 TV 연속극처럼 틀어놓고 공부 외에 다른 것을 하면 안 된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반복하여 공부하거나, 선생님께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학습한 내용을 잘 기록하고 정리해야 한다. 온라인 개학이 종료되고 학교 수업체제로 전환되었을 때 열심히 공부한 결실이 되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역할은 자녀와 함께 그날 공부한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 요즘은 학부모의 맞벌이가 많다. 학부모는 시간을 내어 자녀와 EBS 혹은 e학습터에 로그인하여 자녀의 학습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자녀의 학습 상황에 문제가 있으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만약 문제해결이 어려우면 담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와 자녀는 인터넷 윤리와 저작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생님의 수업 콘텐츠를 허락 없이 저장하여 카페에 공유하거나 선생님의 외모나 음성을 비하하면 안 된다. 이것은 범죄이기 때문이다.

학교와 교육 당국은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개학을 대비해 방역에 더 힘써야 한다. 저소득층·다자녀 가구에서 부족한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지원하고, 장애 학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온라인 수업에 참여가 어려운 학생에게는 개별 학습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교사 상담 및 연수, 온라인 수업 지침·안내서 등도 지원해야 한다.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순간 교육부는 아이들의 개학을 1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교육부 차관은 이태원 유흥업소를 방문한 교직원에 대해 숨기지 말고 자진 신고할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젊은이들은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날 클럽에서 “우리는 코로나 걸려도 안 죽는다.”라며 마스크를 벗고 유흥에만 집중했고, 출입자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허위로 기재했으며, 검사와 관련한 기관에서 연락해도 통화를 회피한다고 한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 철없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했다. 다시는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고, 이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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