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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전둔산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님께

박종용 대전둔산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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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5.26 14:08
  • 기자명 By. 충청신문
박종용 대전둔산초등학교장
박종용 대전둔산초등학교장

안녕하십니까? 
금년 3월 1일에 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박종용입니다. 우리에게 ‘처음’이란 단어는 무척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처음’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장으로 근무한 지 어느덧 8년째가 되고, ‘대전둔산초등학교’가 세 번째 근무지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무척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대전둔산초등학교에서 교육가족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만날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얼굴에 항상 웃음을 안길 수 있을까? 부임하기 전날까지 첫 출발을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생애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에 입학하게 될 우리 새싹들은 얼마나 설랬을까요? 예쁜 책가방에 공책이며 연필까지 준비해 놓은 후 ‘나는 몇 반이 될까?’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내 짝꿍은 누가 될까?’ 하루하루 대전둔산초등학교에 입학할 날만 기다렸을 겁니다. 

그러다가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의 팬데믹(감염병 세계 유행)으로 인해 등교가 86일째 연기되면서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안타깝고 실망했을까요? 4월 9일에 있었던 온라인 입학식 동영상을 통해 담임선생님의 환한 얼굴을 뵙고부터는 하루라도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매일 원격수업에 참여하면서 친절하고 자상한 담임선생님의 지도를 받고부터는,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자녀가 태어났을 때를 기억하시겠지요? 천하를 다 얻은 듯 마냥 기쁘지 않으셨나요? 수시로 자녀가 바지에 실례(?)를 해도 마냥 예쁘고 귀여워 저절로 웃음이 나왔고, 하루에 몇 번씩 빨래하면서도 전혀 귀찮지 않으셨지요? 아이가 아장아장 걷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났다가 넘어지길 반복할 때마다 어떻게 하셨나요? 손뼉 치며 ‘그래 그래, 한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를 외치시며 격려하셨겠지요? 

아이가 ‘아빠, 엄마’라는 말을 익히기 위해 수없이 ‘아~, 어~’를 반복할 때마다 무척 뿌듯하셨지요? 주변 사람들로부터 팔불출이라는 놀림을 당할지라도, 만나는 사람에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식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지는 않으셨나요? 아이가 아파할 때마다 차라리 부모인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나요? 

2020년 5월 27일, 그렇게 금지옥엽(金枝玉葉)처럼 키운 자녀가 훌쩍 성장하여 대전둔산초등학교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3월 2일에 입학을 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지난 4월 9일에 온라인 입학식을 실시한 이후에 생전 처음 맞이한 원격수업을 잘 따라온 우리 신입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단합된 국민의 힘으로 코로나19가 한풀 꺾이면서, ‘코로나19’로 인해 2보 전진을 위해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를 했던 자녀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던 담임선생님과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대전둔산초등학교의 오빠와 누나, 형과 언니들은 1학년 동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1학년 이은선(1반) 양은영(2반) 권정은(3반) 이윤숙(4반) 김남희(5반) 선생님도 제자들을 만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학교에서는 103명의 신입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에 걸쳐 시뮬레이션(simulation)을 하였습니다. 교장·교감·교무부장·행정실장·보건교사·1학년 담임교사들이 수시로 모여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실 소독 및 감염병 관리물품 비치, 수업 및 급식 시간은 어떻게 조정하면 좋을지 협의했습니다. 

아울러, 5월 27일 수요일 오전 10시에는, 신입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운동장에서 환영하는 시간을 갖기로 중지(衆智)를 모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인의 학교 건물 입실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처음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학교가 낯설고, 자기 교실 찾기도 어려울 듯하여, 부모님과 나란히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하다가 담임교사를 따라 교실에 입실하도록 했습니다. 의자는 전후좌우 2m 간격으로 배치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귀여운 자녀가 ‘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켜 건강한 모습으로 등교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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