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유영 기자 = 대전시가 보문산 관광을 위한 곤돌라 등 시설물 설치를 놓고 고민해야 할 처지다.
당초 시는 전망대, 곤돌라 설치 등을 내세워 보문산 관광 거점화 방향을 제시했지만 단순 시설물 설치를 통한 개발 방향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등과 마찰을 빚으면서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계획' 발표는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시와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는 27일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식장산홀에서 전문가,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과 함께 보문산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토론회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보문산 활성화 및 여론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는 현재 보문산 전망대(보운대)의 이용 확대·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전망대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단, 편의시설을 갖추고 디자인을 고려한 전망대 및 명소화 조성에는 동의하지만 고층형 타워 설치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보문산 활성화 사업은 힐링(Healing)·즐거움·전통문화·주민참여 등 4개 원칙에 따라 추진하며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생활관광 프로그램 개발, 공공디자인 기반 스마트공원 조성, 콘텐츠 공모사업 추진, 단풍철 보문산 대축제 개최, 플리마켓(벼룩시장) 개장, 낙조 조망시설 설치, 스토리텔링·상징성 강화 등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보문산 내 관광자원인 전망대, 오월드, 뿌리공원 등을 연계하는 것에 대해 대다수 위원들이 공감을 표했지만 그 필요성과 모노레일, 곤돌라, 케이블카, 친환경버스 등 연결수단에 대한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이날 토론회에서 시가 준비한 보문산 활성화 방안에 대해 보문산 관광개발 방향성이 불분명하다는 원론적인 지적까지 나오면서 토론회 이후 발표될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계획'의 설득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주석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실장은 "발제를 들으면서 사업 방향을 어떻게 잡고있는건지, 모노레일·전망대 이 외에는 귀에 들어오는게 없었다"며 "시설만 언급하고 전달된다는건 결국 보문산 개발 콘셉트와 활성화 방향이 분명치 않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문산이 가지고 있는 장소성은 1980년대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크게 없지만 시민들의 여가 수요 패턴이 달라졌다"며 "달라진 여가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서 그 여가공간으로 보문산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 같고 좀 더 많은 연구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