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방탄 행감’도 모자라 성차별적 실언까지 하며 결국 망신살 국가대표로 올라섰다.
지난 11일 행감장에서 박기영 위원장을 대신해 직무대행으로 의사봉을 쥔 이 의원은 당시 이석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정종순·오희숙 의원을 향해 “여성의원 두 분이 잘 모르시는데도 불구하고 앉아계시는 게 보기 좋다”고 말했다.
말의 본 뜻은 두 의원을 추켜세운 것이었지만 뉘앙스는 ‘의정에 대해 뭣 좀 알기나 하슈?’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순간 행감장 분위기는 빙벽 한복판에서 냉수마찰 하듯 싸늘해졌다.
즉각 두 여성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며 발끈한 건 물론이고, 거센 항의와 함께 사과 요구가 분출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어설픈 대처가 또 문제였다. 자신이 뭘 잘못했냐? 는 식으로 “(내) 표현이 잘못됐다면 모르겠는데… 전혀 그런 표현이 아니었는데 (여성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게 당황스럽다”며 중언부언 변명을 늘어놓았다.
정치적 화법의 부재였고, 위기대처 능력 부족의 단면이었다.
이 의원은 두 의원들의 정식 사과요구가 계속되자 마지못해 유감을 표명했다. 사과의 수준에서도 하지하(下之下)를 자초한 꼴이다.
이번 행감에서, 더 나아가 그간의 제8대 공주시의회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 공교롭게 정종순·오희숙 의원이다. 공부하고 현장을 따라다니고 질문하고 지적해왔다. ‘당리당략’을 가리지 않고 시의원 본연의 역할과 시민의 스피커 역할을 가장 잘했던 게 그들이라는 점에서 ‘군계일학’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그런 의원들을 상대로 여성차별, 초선무시, 비례폄하 ‘3종 세트’를 들이댄 게 이상표 의원 본인만의 문제인지? 공주시의회 나머지 의원들의 전반적인 시선을 대변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 전반에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연탄가스처럼 스며드는 여성폄하와 성차별이 바로 젠더 감수성을 골병들게 만드는 주범이다.
하물며 공주시는 여성친화, 아동친화, 가족친화 도시로 손꼽히는 곳인데 그런 지자체의 시의원이 편견을 조장하는 성차별적 발언을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은 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상표 의원의 ‘실언’과 깔끔하지 못한 사과도 자신에게 잠재돼 있는 독선과 오만의 표출이 아니었는지? 이번 사태를 되돌아보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