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PC방에서 만난 A씨는 마스크를 귀에 걸친 상태로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옆 자리 지인과도 거리낌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비슷한 상황이 PC방 곳곳에서 벌어졌다. 화장실과 흡연실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였다. A씨는 “들어올 때는 분명히 착용했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덥고 마스크도 불편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마스크를 벗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PC방 관계자는 “마스크 미착용 손님은 입장을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손님들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방역수칙을 지켜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학원도 수업시간 이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없다. 이날 토익전문 B학원에선 수강생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수강실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B학원 관계자는 “강사와 수강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수업시간에는 강사가 마스크 착용 유무를 관리하고 있지만, 그 외의 장소에서까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부터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며, 이를 위반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처벌받는 다는 사실을 모르는 수강생도 많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전시가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의무화 행정조치를 내린 PC방, 학원 등 시설에는 깜깜이 이용자들로 감염 위험이 도사렸다.
이번 행정조치는 지난 달 25일부터 30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됐다. 만약 다중이용시설 사업주 또는 이용자가 행정조치 기간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처벌받게 된다. 시는 3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다중이용시설 내에서 마스크를 갑자기 벗는 등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다. 다만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심어주는 데 의미가 있다”며 “대규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더 이상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시민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