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코로나 속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최소 동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저임금은 지난 3년간 30% 넘게 올라 이미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여기에 코로나 충격까지 더해져 기초체력이 약해진 중소기업들은 사업 존폐를 고민하는 실정"이라며 "5월 사업체 종사자수가 작년 5월 대비 31만1000명이나 감소한 상황에서 근로자들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칫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기업도 살리고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32.8% 인상한 최저임금을 못 주는 사업장이 이미 16.5%에 달하며 음식점 등 소상공인 업종에서는 40%가 넘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590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월급 180만원이지만 실제 경영자가 지불하는 인건비는 4대 보험료, 퇴직충당금 등 법정 비용을 포함해 월 223만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직·간접적 피해로 중소기업 전반의 경영악화는 심화되고 있다. 전년 대비 올해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기업이 76%였고 내수·수출기업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소제조업 가동률과 자금사정은 금융위기 후 최저치 경신하고 있다.
더 큰 문제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과 회복에 대한 낮은 기대를 언급했다. 2차·3차 유행 등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상황이라는 것. 기업 72.5%는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이 상반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이미 중소기업·소상공인 일자리가 줄고 있으며 내년도 인상까지 가중되면 고용시장, 특히 최저임금 영향 일자리에 큰 타격이 가해진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 절반은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 축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에 공감을 표했다.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사업주 88.1%, 근로자 56.7%가 동결 내지 삭감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업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지켜야겠다는 간절한 의지의 표출이라는 풀이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5차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이어갔다. 잠정 협상 종료일은 오는 13일로 제시된 상태다.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일은 다음달 5일로,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