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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강보험료 인상, 왜 필요한가?

이성복 국민건강보험공단 홍성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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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8.06 11:5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성복 국민건강보험공단 홍성지사장
이성복 국민건강보험공단 홍성지사장
2021년도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해야 할 시기가 이달 말로 다가왔다.

건강보험은 단기보험으로서 해당년도에 사용되는 비용을 같은 해의 수입으로 조달해 수지균형을 맞추는 양출제입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건강보험료는 정부지원금, 보험수가 등과 더불어 매년 가입자 및 공급자 대표,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다음 연도의 인상률을 결정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각계의 시각차가 있지만 내년에 건강보험료를 적정수준으로 인상하지 못할 경우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추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는 보편적 의료보장의 세계적 롤 모델로서 우수하지만 비급여 등 본인부담률이 매우 높아 그 동안 문제가 되어 왔다.

정부는 2017년 기준 62.7%의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2년까지 70%로 올린다는 목표로 5년간 30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2017년 8월에 발표한 바 있다.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재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재원조달계획으로 지난 10년간의 평균 건강보험료 인상률 3.2%를 반영하고, 매년 5,000억 이상의 정부지원금 확대, 적립금 20조원 중 10조원을 사용하는 등 추가적인 국민부담 없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3.2%였다.

직장가입자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보험료율은 현재 6.67%이나, OECD 가입국 중 대표적인 사회보험국가인 독일의 보험료율이 14.6%, 프랑스 13.0%, 일본 10.0%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험료를 인상하게 되면 당장은 가입자인 국민들이 매월 납부해야할 보험료 부담이 늘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아져 과도한 본인부담금으로 인한 가계파탄과 빈곤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우리 공단 정책연구원의 연구(2019.8월) 결과,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 지출은 보험료 1% 인상 시 8500억원, 보험료 5.6% 인상 시 5조 2000억원이 절감될 수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라 정부지원금을 매년 5000억원 이상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전년대비 7889억원을 증액하였다. 올해에는 정부지원금이 8조 9495억원으로 2019년 대비 1조 895억원이 증액되어 정부지원금 비율은 2019년 13.6%에서 금년도에 14%로 0.8%p 증가하였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예산 범위 내에서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에 상당하는 금액을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하도록 되어 있으나, 재정당국이 지원을 시작한 2007년부터 국고지원비율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어 논란이 되어 왔다.

건강보험은 현재 코로나19 방역·치료와 의료체계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 검사·치료비는 7월 23일 기준 1143억원이 지원되었는데 건강보험이 80%, 국가가 20% 재정을 부담해 국민들은 경제적 부담이 전혀없이 방역에 협조가 가능하였다.

또한 그 동안 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요양기관 5514개소에 2조 5333억원의 급여비를 선지급하였고, 조기지급액은 46만5000여건에 16조 2665억원에 달한다.

또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가 큰 저소득 가입자의 보험료 경감액은 총 9115억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과 국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 의료체계 유지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건보 재정이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로 KBS가 시사IN, 서울대학교와 공동 조사 결과(5.20. KBS 뉴스 보도), 국민들의 87.7%가 건강보험을 신뢰하는 것으로 응답하였으며, 공단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7%는 ‘적정수준의 건강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코로나 위기 극복 노력과 보장성 강화 덕분에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K건강보험’의 우수성이 알려져 국민의 신뢰와 국가의 지위가 크게 향상되었다.

앞으로 예상되는 코로나의 재확산이나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발생 시에도 의료체계 유지와 국민의 가계 의료비 부담 감소를 위해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 부담이 필요하다.

코로나 위기로 경제상황에 어려움이 있으나, 보험료 인상을 부담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건강보험이 사회안전망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뒷받침되야 경제회복을 위한 방파제로서 국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건강보험이 “불확실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병원비만큼은 걱정없는 건강한 나라”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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