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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hospitality

이종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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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8.12 17:0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종구 수필가
이종구 수필가
covid19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며 사회적 거리가 3단계로 나뉘어 시행되고 한다. 벌써 반년을 넘게 지속되는 covid19로 전 국민이 피로감에 물들어 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 의료진의 헌신적인 활동이 뉴스를 통해 전해질 때마다 감동이 된다. 더위에 방호복을 입고 땀을 흘리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러면서도 “환자들이 하루 빨리 낫기를 바란다”는 정말 천사 같은 말에 더 더욱 존경과 찬사를 보내게 된다. 그래서 국민들은 ‘덕분에 챌린지’를 통해 그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반성을 한다. 산책길에 기침을 하며 마주치는 사람보고 ‘집에나 있지 왜 나와서 돌아다니나’라는 불만스런 생각으로 째려보았는데, 병원에 들어오는 환자를 보고 달려가 거리낌 없이 상태를 살펴보고, 체온을 재고, 청진기를 들이대는 그런 행동을 과연 나는 할 수있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어쩌다 병원에 가면, 친절하고 상냥하게 아픈 부위를 살피던 모습, 나는 만지지도 못할 것 같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상처를 살피며 소독용 솜으로 조심스럽게 닦아내는 모습 등이 떠오른다. 환자의 아픔이 자신의 아픔과 몸처럼 생각하는 그 모습과 숭고한 마음에 새삼 다시 또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근대식 병원이 생간 것은 고종 22년(1885)에 조선 정부가 일반 백성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지금의 서울 재동에 미국인 선교사 Allen, H. N.의 주관 아래 세워진 ‘광혜원(廣惠院)’이라는 병원이었다. 후에 ‘제중원(濟衆院)’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광혜원은 ‘은혜를 널리 베푼다’라는 뜻이고, 제중원은 ‘일반 백성을 구제한다’라는 뜻이다. 은혜를 베풀고 구제한다라는 말은 곧 돈이 없어 치료를 받기 어려운 백성들을 치료해 준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영어의 병원(hospital)은 피곤에 지친 수도자, 참배자, 나그네들이 쉬면서 심신을 회복한다는 뜻인 hospitale에서 쉬기 위한 숙소를 의미하는 hospital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찾아오는 나그네를 반갑게 맞이하는 마음 곧 hospitalis(환대 ; 歡待)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또한 hotel도 hospital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기록적인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마을이 침수되고, 산사태로 집이 토사에 파묻혔다. 시장이 물바다가 됐다. 뉴스를 보면 어김없이 붉은 제복의 소방대원들이 주민을 구출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장면이 나온다. 남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소방관들도 있다고 한다. 그들의 마음 또한 hospitality이다. 한 명이라도 더 찾겠다는, 구출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거룩한 모습이다. 구출 작업 중 유명을 달리한 소방대원들의 명복을 빈다. 이 시간에도 땀을 흘리며 수해복구에 전념하는 많은 자원봉사자, 관계 공무원, 국군장병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한다.

의료진, 특히 간호사를 백의의 천사라고 한다. Florence Nightingale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1920년에 제정하여 국제 적십자사가 훌륭한 간호사에게 주는 상인 Nightingale상이 있다.
전쟁터에서 헌신적으로 부상병들을 간호하고 치료했다는, 그래서 백의의 천사라는 칭송을 받았다고 어렸을 때 배웠다. 그의 마음에도 부상병들을 hospitality하는 마음에서 시작됐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모범 소방관에게 주는 ‘소방안전봉사왕’상이 있다. 불철주야 수해지역에서 인명을 구출하는 모든 소방구급대원들은 ‘소방안전봉사왕’이다. 마음으로부터 존경과 안전을 기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포스터에는 식사를 할 때도 마주 보지 않고 말없이 식사를 하라고 한다. 예방을 위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지만, 참으로 삭막한 세상이 되어간다. 그리고 포스터 맨 아래에 “거리는 멀어도 마음만은 가깝게”라고 쓰여 있다. 의료진, 수해 복구에 여념 없는 분들의 hospitality를 되새기며 멀어져 가는 이웃들과 안부 인사를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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