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관우 기자 = 장마가 잠시 쉬어간 13일 오전 대전 대덕구의 한 왕복 4차선 도로. 고가도로를 타고 내려와 속도가 붙은 차들의 후미등이 갑자기 분주하다. 운전자 시야에 보이는 움푹 페인 포트홀에 놀라 감속하며 차선변경을 시도해서다. 찰나의 순간에 아찔한 접촉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된다. 50여 일간 쏟아진 장대비로 도로는 그야말로 안전 무법지대다.
운전자 이모(34·서구)씨는 “시야에 갑자기 들어온 포트홀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며 “뒷 차량이 빠른 속도로 따라왔다면 큰일 날 뻔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운전자 박모(45·대덕구)씨는 “포트홀을 모르고 지나가다가 차량 타이어가 찢어지는 사고가 벌어진 적이 있어서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속도를 줄이며 다닌다”면서도 “올 여름은 피하기 힘들 정도로 도로에 포트홀이 많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신속한 도로 보수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유발한 올 여름 기록적 폭우가 공공재인 도로에도 잔상을 남기고 있다.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포트홀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없지만, 수천여 건의 사고접수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 피해가 시작되자 대전시도 장마기간에 포트홀 긴급 보수작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시가 현장조사를 통해 발견한 포트홀만 도로, 교량, 지하차도 등을 포함해 300여 곳인데 현재까지 전 구간이 정비된 것도 아니다. 조사 이후에도 장마가 계속돼 예상보다 많은 포트홀이 도로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장기간 이어진 장마로 도로에 포트홀이 다수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도로 순찰과 도로 파손 정비를 강화해 신속히 보수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트홀이 예상되는 구간을 통과할 때는 시속 20km 이상 감속해야 하고, 물고임 지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포트홀 구간을 통과했다면 바퀴 조향·핸들의 이상 진동, 타이어 부품·파손, 공기압 손실 여부, 휠 변형·파손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