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추경도 의견 엇갈려

한나라+민주=‘성공적’ VS 선진+야3당 ‘초라한 반쪽짜리’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과 관련, 핵심의제였던 대학등록금과 한미FTA, 추경편성 문제 등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이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대학등록금’에 대해 양측은 등록금 인하와 대학 구조조정이 병행돼야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으나, 인사 시기와 폭 등 각론에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또 추경예산편성에 대한 손 대표의 요청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가재정법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으며, 이 대통령의 한미 FTA 처리협조에 대해 손 대표는 ‘양국간 이익균형이 크게 상실돼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이 대통령과 민주당 손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내놔 향후 정국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영수회담과 관련, “분명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낸 금번 회담의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배은희 대변인은 회담 직후 현안브리핑을 통해 “산적한 민생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야당과 협의를 통해 6월 국회에서 결과를 조속히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의 목적은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고, 대안까지 잘 갖춰 청와대에 서류로 넘겼다”며 “공은 이제 청와대와 정부로 넘어간 것으로 향후 정부에서 민생대책을 내놓는다면, 이보다 더한 성과가 어디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 사태와 가계부채 문제 등에 대해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등 야4당 들은 이날 회담과 관련, “성과없는 한심한 회담이었다”고 혹평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가계부채는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고, 저축은행 문제에는 최대한 협조하며, 일자리 창출은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공허한 말로만 끝난 최고로 한심한 회담이었다”며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한 합의는 전혀 없었던, 아무런 성과도 없는 반쪽짜리 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어렵게 만나서 쉽게 끝난,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준 민심과는 동떨어진 하나마나한 초라한 회담이었다”며 “청와대는 야당과 소통했다는 목적에만 집착했고 민주당은 국민에게 비쳐지는 모습에만 신경을 썼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국민적 심판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명박 정부로부터는 추호도 기대할 것이 없고, 국정을 바로잡고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밖에 길이 없다는 것만 확인됐다”며 “손 대표의 어설픈 협상 행보가 국민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낙담시켰다는 세간의 지적을, 민주당은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 역시 “민생과 직결된 문제들과 관련해서 하나라도 뚜렷한 해법이 나올 거라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면서 “대통령은 3년 만에 이뤄진 영수회담을 떨어지는 지지율 제고의 수단으로 이용한 느낌이고, 손학규 대표는 이런 대통령의 면만 세워준 꼴이 됐다”고 질타했다.

/이인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