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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1주년 안희정 충남지사 인터뷰

노무현 전 대통령 가르침 잊지 않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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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6.28 19:08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인데 정치인이나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격하다 보니 국민들이 힘들다”

항상 야인의 자리에서 참모 역할만 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민선5기 도정을 이끈 지 1 년이 됐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자리를 바꾼 안 지사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르침을 줬던 ‘대인춘풍(待人春風)지기추상(持己秋霜)’을 가슴깊이 새기며 이것이 도정을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고 전했다.

안 지사는 민선 5기 출범 1주년을 맞아 28일 충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5기 키워드인 참여와 소통의 도정운영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성과로 꼽으면서 특히, 민주적 도정운영 기틀을 마련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민선도지사로 취임한지 1년이 지났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지난 1년은 도정에 대해 많이 듣고, 보고, 파악하는데 주력했었다. 내 생각을 외부의 눈을 통해 조망하고 의견을 집약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취임 후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은 도지사가 바뀌어도 도정의 연속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임지사들의 성과를 존중하고 계속사업을 잘 인수하고 추진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선출직 권력이 공직사회에 무리한 충격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역할에 대해 존중하며 새로운 세기가 요구하는 변화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트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다양한 요구, 갈등 등을 어떻게 상호 조화시켜나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 모두에게 존경받고 지지할 만한 도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1년간의 도정에서 성과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상과라고 한다면 우선 민주적인 도정운영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정책자문위원회, 미디어센터, 도민감사관제나 전 직원 참여 수평적·쌍방향의 토론회, 세미나 등 대화와 타협을 통한 도민참여 도정 등이다. 또 세종시 원안 추진도 기쁘다. 이를 통해 대립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행복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해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속화되길 바란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 공조를 통한 충청권 입지확정과 도청사 신축비 500억 원(정부안대비 300억 원 증액) 확보, 정부 지원기준(공시지가 764억 원)보다 증액, 추가확보 논거를 마련한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010 세계대백제전의 성공적인 개최와 21세기 농수산업 혁신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꼽을 수 있다.

다만 지나고 보면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태풍 곤파스의 피해, 구제역에 따른 축산농가의 시름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 비록 천재지변이지만 차후에는 좀 더 슬기로운 대처가 이뤄지도록 노력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도지사의 뜻대로만 가기 힘든 사안들이 많았는데?

우리의 기본 관념에는 전부를 얻지 못하면 마치 모두 실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사회의 공동의 가치보다는 이해단체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절대의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고 나만이 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그것부터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점차 나아지리라 확신한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는 이제 겨우 대화를 통한 소통의 첫 단계에 올라섰을 뿐이기 때문이다. 대화와 소통의 방법에 점점 익숙해지고 상대를 인정하는 역지사지의 전향적 자세가 견지된다면, 대화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 확신한다.

2년째를 맞아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행정혁신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행정혁신은 세 가지 방향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도로 뚫고 다리 놓고 전기 넣는 따위의 SOC(사회간접자본) 중심의 개발연대식 행정 역할에서 벗어나는 것, 즉 하드웨어적 투자 중심의 사업에서 사람과 소프트파워 중심의 발전 전략으로 관점을 바꾸는 일이다.

두 번째는 담당자가 바뀌어도 업무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책실명제가 바로 업무의 연속성과 축적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거버넌스 조직자로서 행정, 즉 융·복합 행정 내지 협치 행정을 실현해 나가는 일 등에 관심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각종 인사말이나 인터뷰에서 지방분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상황과 지번에 대해 한 말씀 해 달라.

진정한 분권과 민주화를 통해 모범적인 지방정부를 만들고 수도권 일극 중심의 발전과 망국적 지역주주의 굴레를 벗어나, 분권을 확대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통해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역할을 업그레이드 해 나갈 것이란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늬만 지방자치인 현 시점에서 사고의 전환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법과 제도의 뒷받침 없이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따라서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분권과 지방자치와 관련한 공약을 개발 출마자들이 이를 채택하게 함으로써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올해만 12명의 근로자가 사망할 정도로 최근 4대강 사업 현장에서 사고가 잦아지고 있고, 장마까지 오고 있다. 충남도에서는 4대강 현장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충남도내 금강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총 9지구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 되다 보니 일부 사업장에서 준설선 침몰, 인명사고 등이 발생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환경, 문화재, 안전사고, 지역민 의견 수렴 등 문제점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4대강(금강)재검토 특위의 검토 결과를 중앙정부와 각 정당 등에 전달하고 정책 반영을 요구했다.

앞으로 주민불편 해소, 안전사고 방지 등 4대강(금강)특위에서 검토한 내용을 중앙정부와 지속 건의 협의함과 동시에 우리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직도 안 지사의 이름 뒤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있다. 어떤 식으로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안희정인데, 안씨 집안의 그늘이 너무 짙게 드리워지니까 지금 김씨로 좀 바꾸자, 이렇게 얘기하면 되겠나. 이 부분은 내가 평생 안고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노무현의 정신을, 또 그분을 잘 모시는 일을 소홀히 하면 욕을 먹을 것 같다. 지난해 취임사에서 나는 안희정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

나는 소위 말하는 386세대, 민주주의 세대이기에 민주주의를 확산시켜 지방정부의 혁신과 효율성을 높인 ‘안희정표 지방정부’를 만들 계획이다. 나의 리더십은 대화와 소통, 공정과 투명, 견제와 균형, 참여와 자치 등이 그 뼈대로, 언제든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자유토론이 가능토록 할 것이며 권력을 제왕처럼 독점하지 않고 시민과 언론, 의회, 공직자에게 나눠줄 것이다.

4대강 관련해서는 정부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 다른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동안 정부는 결과만 좋으면 다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한 자세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결과는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는 점이다.

절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결과는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지금까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소통은 원활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뢰가 확보돼야 한다.

국책사업이 하루아침에 폐기됐다 되살아났다 하는데 누가 그것을 신뢰할 수 있고 진지한 소통의 장이 마련 되겠는가. 두 번째는 국책사업 결정과정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참여방법이 강구된다면 갈등 요인이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청지역의 정치적인 힘이 점차 쇠약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 출신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써 이 점에 대한 생각은?

‘영남이 뭉치고, 호남이 뭉치니까, 충청도도 뭉치자’이러면 충청도는 영원히 3등일 수 밖에 없다. 충청도는 절대 지역주의 정당으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지난 선거 때 나는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충청도 출신으로 쓸 만한 사람 있으면 키워달라. 이렇게 해서 충청도는 영·호남의 지역주의 정치를 깨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어내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충청도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함의이고 의무라고 생각한다’라고 호소한 바 있는데 그런 내 호소를 도민들께서 받아주셔서 나를 도지사로 만들어주신 것이다. 충청지역의 정치적인 힘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주역으로 설 때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대선까지 꿈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

민주주의를 잘하는 나라를 만드는 게 나의 평생의 꿈이다. 다수파들은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타인에게는 관대해야한다. 패배한 쪽은 승복의 정신이 필요하다. 지금껏 선배들이 해오지 못했었던 승복의 정신을 되새겨 가겠다.

나같은 경우 대통령을 만들고 가장 먼저 감옥에 갔는데 이런 엄격함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면, 그래서 민주주의를 잘하는 나나를 만들 수 있는 길이라면 당대표, 대통령에도 도전 할 수 있다.

대담/이인우·유진희기자

사진/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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