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최홍석 기자 = "제 생전에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입니다"
대전 서구에서 10년 간 식당을 운영하는 차씨의 얼굴에는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매출이 반토막 나기도 했지만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던 5~6월 달을 지나면서 서서히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에 매서운 폭염, 여기에 지난 주말 광복절 이후 서울·경기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세가 대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다시 손님들이 줄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 업체의 직장인들이 코로나 확산 여파에 재택근무를 시작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지난달엔 비가 와서 장사를 망쳤는데 이제는 무더위와 코로나까지 겹쳐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다"고 말했다.
장마와 폭염에 이은 코로나 대확산 예감에 으능정이 거리, 대학가 등 지역 대표상권들을 비롯한 마트,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까지 매출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대전지역 서비스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충남과 충북 역시 서비스업생산이 각각 4.1%, 3.3% 감소하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일 한국외식사업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산업 변화 양태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외식업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약 350만원 가량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반영된 시기의 수치로 현재 8월 외식업체들의 체감 이익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님 대부분이 대학생인 지역 내 대학가도 코로나19에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김씨에게는 대출도 이미 한도까지 받은 상황이라 저금리의 신용대출은 언감생심 남의 이야기다.
그는 "가게 월세라도 낼려면 이제는 문 닫고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자리가 없다"며 "방학기간이 끝나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나 했는데 이제는 기대조차 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지역 내 일부 대학이 코로나 때문에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온라인 강의만 진행하기로 하면서 상권 하락세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백화점들 역시 지난 5~6월 소비심리가 살아나던 때와 달리 이달 들어 서서히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 확진자가 매장에 방문 시 일어나는 피해를 몸소 경험해봤기에 이번 확산세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전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이제는 본사에서도 매출이 감소하는 것보다 코로나 예방과 방역에 더 신경을 쓰는 눈치"라면서 "매장 입장에서도 일정기간 매출이 감소해도 확진자가 한번 다녀가는 것보단 나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