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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국민의 안전 보장과 행복 추구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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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8.30 10: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국민과 국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없기에 사회를 조직해 살고 있고, 그 사회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화한 것이 국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가는 혈연이나 지연에 의한 공동체가 아니므로 공동사회(Gemeinschaft)라 할 수 없고, 구성원의 이익 도모를 위해 결성한 이익사회(Gesellschaft)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국민은 국가가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베풀어주지 못하면,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국적을 옮기기도 한다.

국가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일이다. 국민은 납세, 교육, 근로, 국방 등의 의무를 다하고 국가가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길 요구한다. 여기서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둘로 갈라진다. 국가가 안전만 책임져준다면 적당한 범위에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무시해도 된다는 의식을 갖는 이들이 있다. 이들과 달리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불가하며, 행복을 극대화해주는데 전력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는 이들이 있다.

이 관점은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소위 보수라는 무리는 국가의 대국민 서비스에는 별 관심이 없다. 국가의 존재 이유 자체를 외세의 침입 또는 국가 내 불순분자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국가 및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민 개개인의 희생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는 강력한 통치권을 갖고 국민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권위에 저항하거나 도전하는 개인은 응징해야 하고, 개인은 국가를 위해 언제나 희생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이와는 한참 다른 생각을 한다. 이들의 관점에서 국가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일 뿐 여기에 주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 국민을 향한 서비스를 펼쳐야 한다. 또한, 국가의 통제력은 최소한만 발휘하고, 어떤 이유로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국가가 안보를 명분으로 국민의 인권을 짓밟은 행위는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 국가와 국민은 맹목적 관계일 수 없고, 권리와 의무를 주고받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보수세력은 국민의 기본권과 개성을 보장하는 일은 국가관을 분열시킬 뿐이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일체감 있게 행동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국가안전 보장을 위해 언제라도 개인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세력은 이들과 생각이 다르다. 국가는 국민이 안전과 행복을 보장받기 위해 만든 기구일 뿐 국가가 무리하게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견해를 갖는다. 국가의 국민에 대한 통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 생각이다.

역대 가장 고약한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국가 대한민국은 국민의 안전을 사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수의 국민은 ‘내가 국가로부터 확실하게 보호받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순응하고 있다. 하지만 조건도 없고, 이유도 없이 사사건건 국가의 방역 활동을 조롱하며 훼방을 놓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현 정권이 권위적이지 못하고, 국민을 압도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이유로 불신하고 매사 어깃장을 놓고 있다. 국가관이 다른 이들의 통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협조할 마음이 없다.

국민의 안전 확보에 국가의 주된 의미를 부여하던 시대에서 한발 나아가 현대의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일에 방점을 둔다. 국민 개개인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국가가 베푸는 서비스 아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진정한 국가의 역할이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발생할 때는 국민 보호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피치 못할 통제가 동반되고 있다. 행복은 안전이 보장된 이후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바로 그런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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