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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추억 속의 은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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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8.31 15:0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가을의 길목에서 차창 너머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추억 속의 그 누군가가 뭉게뭉게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 잠깐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 여행을 떠나 보자. 추억 속의 그 누군가가 생각나는가? 지금 문득 떠오르는 사람은 하늘나라에 계신 그리운 부모님 일 수도 있고, 죽마고우인 보고 싶은 옛 친구일수도 있다. 아니면 옛 연인 일 수도 있고, 고마움으로 다가오는 따뜻한 은사님 일 수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과 조우하고 이별을 한다. 또 여러 가지 색깔의 인생 경험을 하면서 한 계단 한 계단 각자의 고지를 향해서 올라갈 때 때로는 도중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이고, 잠시 포기를 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처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실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기에 추억속의 소중한 사람이 더 생각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 우리에게 진심으로 마음의 힘이 되어준 사람은 누구일까? 운이 좋은 사람은 지친 마음의 각질을 제거하는 필링제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구의 도움이나 격려 없이 혼자 험난한 여정을 헤쳐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을 인정해 주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꾸기도 하는데, 우리가 쓰러지려고 할 때 옆에서 부축해 주며 일으켜 세워 주려고 하는 사람을 우리는 평생의 은인으로 잊지를 못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사람마다 성품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상처가 생긴다,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이 부딪치면 여린 쪽이 상처를 받기 마련인데 우리는 숱하게 상처를 받으면서 살고 있고, 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르는 사이 상처를 준다고 해서 누구는 그것을 ‘무심 죄’라고 표현을 했다. 우리는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마음속 깊이 새겨 놓은 채 살아가면서, 반면에 우리를 도와주고 구원해 준 고마운 사람은 여유가 없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와 이런 저런 이유로 잊고 산다.

그렇다면 켜켜이 쌓여 가는 인생의 기억 저장고에 지금 이 순간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추억의 단 한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의 재능을 빨리 찾아 인정해 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 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큰 격려의 지원군이 되어 주셨던 선생님! 아니면 건조한 대지가 갈라지듯 메마른 감성 위에 촉촉한 사랑이라는 이름을 덧씌워 준 첫사랑의 연인! 그것도 아니면 살면서 힘든 일이 생길 때 조심스럽게 소리 없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희생의 아이콘 부모님!

각자의 사연마다 추억 속의 은인은 다를 것이다. 떠오르는 추억의 단 한 사람으로 인해 내 삶의 양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풍성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의 삶이 당신에게 상처를 준 누군가로 인해 삭막하고 쓸쓸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은 무척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추억 앨범 속에 긍정적인 의미로 따뜻하게 남아있는 사람은 우리에게는 큰 자산이자 몸을 보신시켜 주는 영양제이다. 때로는 튼튼한 버팀목으로 오늘을 힘차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은인은 너무나도 소중한 보석 같은 존재로 우리도 구원의 대상이 되어 누군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단 한 사람이 되어 봄은 어떨까?

교사와 제자의 인연으로, 연인이나 친구라는 인연으로, 또는 그 밖의 어떤 인연이든 당신이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었던 사랑스러운 단 한 사람으로 그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게 된다면 당신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다. “잘 산 인생은 성공한 것이 아니라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을 의미 한다” 는 법륜스님의 말씀처럼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삶이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자.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요즘의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 추구보다는 타인의 안위를 생각하면서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사람은 분명히 잊히지 않는 누군가의 은인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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