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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내포보부상촌 개장에 관한 小考

도순구 전 충남개발공사 관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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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9.06 11:45
  • 기자명 By. 충청신문
도순구 전 충남개발공사 관리이사
도순구 전 충남개발공사 관리이사
내포문화권개발사업의 핵심사업인 ‘내포보부상촌’이 조성공사를 끝내고 마침내 지난 7월 24일 문을 열었다. 예산군 덕산읍 사동리 일원 63,696㎡의 부지에 전시관, 놀이마당, 장터마당, 난장마당 등을 갖춘 전통문화테마파크가 탄생한 것이다. 지난 2007년 사업구상과 기본계획의 검토에 착수한 이래 무려 13여년이나 걸려 맺은 결실이다.

그동안 윤봉길 의사를 모신 충의사 옆에 초라(?)하게 자리 잡았던 보부상 전시관이 이제 어엿한 규모를 갖춘 복합적인 테마파크로 진화한 것은 보부상문화의 전승과 계승, 그 문화사적 가치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지역문화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수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보부상’이라 함은, 세련되고 정밀한 세공품과 값비싼 사치품 등을 보자기에 싸서 들거나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며 판매하는 보상(褓商)과 일용품이나 가내 수공업 상품을 지게에 얹어 짊어지고 다니면서 판매하는 부상(負商)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보부상 문화는 산과 계곡이 많은 고유한 지형적 조건 속에서 서양의 길드, 아라비아 초원의 카라반과는 다른 독특한 전통과 규범을 가지고 이어져 왔다. 예를 들면 카라반은 초원에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대상을 이루고 무력조직까지 필요했지만 보부상은 그렇지 않았고,

유통과 정보통신의 중개역할을 넘어 동무화합정신, 상도보국정신, 고객전승정신, 물망언, 물패해, 물음란 등의 예절의리정신을 바탕으로 임진왜란, 병인양요 등 국난이 있을 때에는 무기․식량의 운송과 전투 참여에 이르기까지 헌신하는 등 역할도 많았다. 따라서 보부상촌의 개원은 이러한 보부상의 역사와 그에 담긴 정신을 체계적으로 한 곳에 모으고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국내외 역사테마파크의 일부는 건립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운영적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세월이 경과하면서 점점 쇠락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내포보부상촌이 앞으로 걸어 갈 길은 결코 꽃길이 아님을 인식하여야 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현재의 개장에 안주하지 말고 기능 보완과 운영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개선을 통하여 명실상부한 내포권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및 역사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테마파크가 집객력을 갖추기 위한 기본요소, 즉 4E 기능에 대한 세밀한 점검을 주문하고 싶다. 4E란 교육(Education), 체험(Experience), 위락(Entertainment), 그리고 먹거리(Eating)를 말한다. 이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잘 갖추어 질 때 방문객은 증가하게 된다. 그동안 계획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내포보부상촌의 공간적 규모가 예산확보 문제로 계획초기 당시보다 절반이하의 규모로 축소되었기 때문에 4E기능에 충실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장기적 안목에서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콘텐츠의 개발과 보완이 바람직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보부상촌 내외부 주변환경의 정비이다. 전통문화테마파크는 그 공간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그 테마파크의 주제에 어울리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 것 같은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내포보부상촌의 경우 구역외부의 인가, 모텔 등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시설물이 시각적으로 노출되어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비보(裨補)를 통한 보완방안의 마련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예산군이 보유한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 강화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탐방객 확보방안 마련이다. 예산군지역은 매머드급 관광자원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관내에 덕산온천, 수덕사, 윤봉길의사 기념관, 추사고택, 예당호 및 출렁다리, 의좋은 형제공원, 남연군묘 등 타 지역에 비해 많은 관광요소들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보부상촌의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를 벨트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매헌문화제, 3국축제 등 지역축제와의 연계는 물론 교육지원청 등과의 협조를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전통문화교육공간으로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보양온천으로 지정되어 온천중의 온천으로 거듭난 인접 온천테마파크와의 상생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세미나실 등을 활용하여 회의공간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는 각급 공공기관․단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내포보부상촌이 항상 방문객이 북적거리는 테마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예산군은 최근 예당호 출렁다리의 건립을 통해 관광활성화에 성공적인 모델을 창출한바 있다. 부디 새롭게 개장한 보부상촌이 전통문화의 계승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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