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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스마트폰, 코로나 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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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9.17 14: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필자의 아이들은 개학 이후 하나씩 학교에 갔다. 둘째는 9월 첫 주, 셋째는 둘째 주, 첫째는 이번 주에 등교했고, 나머지 둘은 집에서 2주 동안 온라인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비정상적인 학교·가정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부모의 눈에는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나쁜 습관들이 보인다. 아이들의 나쁜 습관 중 부모들이 공감하는 것은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일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 없이 단 1초도 살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열면 볼거리, 놀 거리가 무궁무진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매일 매일 새롭게 출시되는 게임, 재미있는 유튜브 영상, 카톡, 틱톡과 같은 SNS가 있다.

필자의 첫째는 현재 중학교 1학년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하였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중간 정도 성능의 스마트폰을 교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사용 용도는 게임, 유튜브, SNS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하루 사용시간은 1시간이다. 둘째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1학년부터 인터넷이 안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1학년인 셋째는 스마트폰이 없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용하게 된 안심폰 때문이었다, 둘째와 셋째는 하루에 1시간 동안 엄마의 핸드폰을 사용하여 게임을 하고, TV와 컴퓨터 사용은 매일 1시간으로 정해 놓았지만 잘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아이들과 엄마는 매일 큰 소리가 오간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뇌 발달에 큰 문제가 생긴다. 많은 교육·정신의학 분야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5~6학년인 만 12세까지는 정서 발달이 이뤄지는 시기이자, 아이들의 집중력과 관계있는 뇌 부위인 전두엽이 크게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로 이런 시기에 시청각적 자극이 큰 스마트폰 영상을 많이 본 아이들은 학습 부진을 겪을 확률이 높고, 충동적이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뇌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오감을 통해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면 이러한 기회가 제한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일 방법은 무엇일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수많은 방법이 나와 있지만, 실천이 그리 쉽지 않다. 곧바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시간을 천천히 줄여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라도 이를 통해 아이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믿어준다면, 아이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부모의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습관을 고친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TV,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기 전에 부모는 사용시간과 장소를 아이들과 같이 약속하고 실천하거나, 아이들 앞에서 스마트폰, TV,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부모의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을 보고 아이들은 그대로 따라서 한다. 그러므로 부모가 사용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아이들도 사용습관을 고치지 못한다.

둘째, 사용시간을 정한다. 사용시간 목표를 세우기 전,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측정해주는 앱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아야 한다. 필자의 아이들은 엄마와 하루에 1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앱을 설정하고, 한 달 동안 사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마음속에서 게임, 유튜브, 통화, 문자, SNS 중에서 뭐가 중요하고 뭐가 덜 중요한지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특정 영역의 사용시간을 조정하여 1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TV는 켤 때 엄마가 셋톱박스에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채널은 선호하는 채널을 대부분 삭제하고 2개 정도만 남겨놓았다. 컴퓨터는 아이들이 온라인 교육시간이 지나면 엄마가 인터넷 선을 빼놓는 경우가 많다.

셋째,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 스마트폰, TV,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 TV, 컴퓨터를 사용하면 더 늦게 잠들고, 생체 리듬을 방해하고, 아침에 더 졸리고, 수면 유도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넷째, 박탈감이 들지 않게 다른 활동 거리를 준다. 아이들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을 줄이고 중단하는 과정에서 박탈감이 들지 않게 한다.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없을 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놀이터에서 놀거나, 새로운 책을 읽거나, 친구와 가족들과 대화를 하거나, 스포츠, 악기 연주 등의 새로운 취미 활동을 한다. 필자의 경우 두 아이를 데리고 동네 놀이터에서 한두 시간 정도 놀고 오는 때가 있다. 이런 날은 아이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빨라진다.

다섯째, 작고 점진적으로 목표를 세운다. 필자의 아이들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사춘기에 들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약속을 지키고 못 하고 있다. 어떤 경우는 엄마에게 반항하기도 하여 혼이 나기도 한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천천히 점진적으로 실천하고 습관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간은 1년 혹은 2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 과의존이라고 부른다. 필자의 아이들도 지난 겨울방학부터 스마트폰, TV, 컴퓨터 사용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아이 엄마는 아이들의 습관을 바꾸어주기 위해 그전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고 많이 노력한다. 아마 이것은 모든 부모의 관심거리이고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강제하고 혼내기보다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실천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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