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아현 기자 =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용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은 독감 주사를 맞은 A군이 지난 14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백신 접종을 받은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20일 전북 고창에서도 전날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 됐다.
두 사례 모두 독감 주사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라고 단정질 수 없지만 사망자 모두 특별한 질환이 없었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독감 백신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정모(35) 씨는 "최근 독감 주사와 관련, 백신 상온노출과 침전물 발견 등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런 상황에서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니 독감 예방을 위해 맞은 주사가 오히려 독이 될까 두렵다"며 "차라리 계절 독감 예방을 위해 도라지 배차나 생강차를 먹는 등 민간 요법으로 대체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백신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에 대한 '트윈데믹(Twindemic)' 우려와 빠른 백신 소진 때문이다.
대전시가 충분한 무료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알려졌지만, 무료접종 대상이 아닌 시민들은 유료백신 재고가 없어서 못 맞는 실정이다. 이에 독감 주사를 맞고자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
20일 오후 1시께 방문한 대전 서구 한 의료기관 앞에는 독감 주사를 맞기 위한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손에는 예방접종 접수종이와 번호표가 들려 있었다.
의료기관 관계자는 "평일 오후 1~3시까지 선착순 200명 순으로 독감 예방 접종이 가능한데, 오전 11시 40분부터 줄을 서야 접종이 가능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방문하신다"고 말했다.
줄을 서 있던 김모(46) 씨는 "회사에서 독감 예방 차원에서 다 같이 맞으러 왔다"며 "코로나19에 계절 독감까지 겹치게 되면 정말 아찔 할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독감 주사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있는 것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오늘 뉴스를 보고 알았다. 독감 주사로 발생한 일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지 않느냐"며 "이례적인 일이고, 아직 조사 중에 있다고 하니 우선은 믿고 맞기로 했다"고 답했다.
독감백신접종은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을 때 받는 것이 좋으며, 접종 후 고열·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