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부리면 신촌리 금강상류에 300년전쯤 자연적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이 하천개수공사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금산 부리면 일대에서 진행중인 금강상류 적벽제등 7개소 하천개수공사로 인해 마을 주민들과 공사업체간 마찰이 빚어지며 협의 끝에 소나무 총 75주 중 38주를 베어버리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 공사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홍수대비를 위해 총사업비 260억원을 들여 금산군 부리면 수통2제, 적벽제, 평촌제, 신촌제, 어재 1·2제, 수촌제 등 7개소에 제방을 쌓는 사업으로 지난 2006년 9월에 발주해 오는 10월 완공 예정이다.
현재 신촌제를 제외한 나머지 6개소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나 신촌리에 조성돼 있는 300년 역사를 지닌 소나무 군락지 문제로 주민들은 어떻게든 소나무를 살려야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업체는 소나무를 살리고는 싶으나 제방 때문에 일부는 베어야 한다고 주장, 서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공사의 감리를 맡고 있는 김재호 감리단장은 “공익적으로 이곳에 제방을 쌓아야 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주민들과 수차례 협의를 통해 소나무 총 75주 중 37주는 살리고, 제방 위치에 있는 나머지 38주는 베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이후 김 단장은 “지난 13일에 열린 주민회의 끝에 베어버리기로 한 소나무 38주를 옮겨 심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후 문제는 주민들 일이니 우리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대해 신촌리 양대규 이장은 “마을 총회의 끝에 베려고 했던 소나무 38주를 조경업자에게 넘기기로 했다. 죽이기는 아깝고 마을 근처에 옮길 만한 땅도 없어 그렇게 하기로 주민들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이장은 “오래된 소나무 숲이긴 하지만 관리도 안되고 장마철에 물이 불어 나무가 썩거나 넘어져 지금처럼 숲이 많이 훼손됐다. 아깝긴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300년의 세월을 버텨온 소나무 군락지가 국유지임에도 불구하고 산림당국의 제대로 된 관리도 받지 못해 훼손되다가 이번에는 또 하천개수공사로 인해 반절을 잃어버리게 됐다.
/이형민·금산/손광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