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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세상이 왜 이래

이종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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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11.18 17:3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종구 수필가
이종구 수필가
covid19로 막혀버린 일상의 삶이 어느새 11월 중순을 넘어선다. 11월은 한 해의 황혼이고 겨울을 걱정하는 조급함과 그러잖아도 싸늘해지는 날씨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시기인데, 들려 오는 소식들은 더욱더 삶을 조여 온다. 요즘 ‘테스형’이라는 노래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패러디되면서 급기야는 10월 16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까지 노래가 울렸다고 뉴스는 전했다. “테스형‘은 가수 나훈아가 9월 30일 KBS 2TV에서 방송된 추석 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신곡으로 열창한 노래이다.

유명 가수의 노래이기에 관심을 끈다기보다는 그 가사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가사가 지금의 우리 현실을 잘 대변하고, 요즘 우리 서민들의 삶을 푸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구구절절이 오늘을 사는 우리(내) 마음과 어찌 그리 똑 떨어지게 맞아들까?

소크라테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그의 말은 명언 집에, 책갈피에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다. 산파법으로 젊은이들을 교육한 철학자이며 교육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사형선고 전에 제자들에게 ”악법도 국법이라“는 말로 준법을 강조한 이야기 등 많은 일화가 전하지는 그 소크라테스가 왜 노랫말에 등장하며 그에게 푸념하고 하소연하듯 노래를 불렀을까 생각해 본다.

노래는 우리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아, 추석에 고향에도 못 가고, 스물대여섯 번이 넘는 부동산 정책에 전세와 월세를 고민하며, covid19로 사람 사이의 정이 멀어져 가는 현 세태에 ”왜 이렇게 힘들어“라고, 가게 문을 닫으며 ”살길이 막막하다“는 시장 아주머니의 이슬 맺힌 눈시울이,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라고 절규하는 소년의 외침이, 서민은 평생을 벌어도 어려운 ’억‘소리 나는 수천억 원의 돈을 부정하게 편취한 사람들을 보며 ”세상이 왜 이래“라고 묻는 것만 같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어찌할 줄 모르고 방황하는 하루하루의 삶을 그나마 큰 소리로 내뱉어 버리는 catharsis인 것은 아닐는지.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전해지는 뉴스를 보면서 오늘은 좀 나은 소식이 있기를 바라는 바람이 기대에 어긋나는 늘 암울한 소식들, 오늘의 어려움을 견뎌내면 내일은 괜찮을 거라는 희망을 주는 소식들이 없어 ”세상이 왜 이래“라는 짜증을 달래 줄 소식은 더 기다려야 하는지?

covid19로 지난 열 달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도 희미하다. 불어오는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월동 걱정, 김장 걱정, 집 걱정, 자식 걱정 등 이런 모든 시름을 확 날려 버릴 희망의 메시지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문 대통령은 10월 15일 백신 개발 기업을 방문해 백신 개발 현장을 살펴보며 covid19 치료제가 연내에 본격 생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말 반갑고 고마운 희망의 소식이었다.

올해는 그렇다 치고 내년부터라도 경제가 잘 돌아가고, 전세 월세 걱정 없는 시책이 펼쳐지도록 해서 우리 모두의 살림살이가 걱정 없으면 좋겠다. 정치도 말로만의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진정으로 국민이 희망을 품게 하는 일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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