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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단 독립운동지인 조현리를 교육의 장으로 위상 정립

윤용태 부여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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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12.28 13:02
  • 기자명 By. 윤용태 기자
윤용태 부여주재 부국장
윤용태 부여주재 부국장
부여군이 부여 출신이거나 부여와 관련이 깊은 숨은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발표했다.

그동안 알려진 부여 출신 독립운동가는 69명이고, 이번에 추가로 발굴한 독립운동가는 163명이다.

이 163명 중 증빙자료가 충족해 서훈이 가능한 독립운동가는 92명으로 내다봤다.

또 이 92명 중에서 눈여겨 볼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한 마을에 28명이 집단으로 포함된 것이다. 여기에 기존 서훈을 받은 독립운동가 4명을 포함하면 32명이나 된다.

이 곳은 부여 홍산면 조현리 대야골 마을이다.

이렇게 한 마을에 집단적으로 독립운동가가 나오게 된 것은 1930년3월 조국광복을 위해 조병철 외 7명은 홍산면 조현리 137번지에서 비밀조직인 신간회, 금강문인회, 농민구락부연합회 부여지부 등을 조직해 조병철(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 포함 19명이 규합하면서 항일독립운동, 문맹퇴치운동, 농촌계몽운동 등을 활발히 전개했다.

이후 수십명이 추가로 가입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활동의 주 방법은 겉으로 문맹퇴치를 한다며 핑계를 대고 농민야학을 통해 비밀 지하운동을 펼쳤다.

이렇게 3년6개월 정도 활동하다 1933년9월22일 일경에 체포된 것. 이 사건의 전모는 조선일보 소화8년10월4일(1933년9월28일)자에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신문엔 ‘충남 도비사 사건 검거범위확대’라는 제목, 별보에 ‘금강문인회조직코 농민을 훈련지도 합법조직하에 비밀활동’이라는 제목이 있다.기사를 보면 조직의 결성과 활동 사항을 알 수 있다.

이 사건과 관련 판결을 받은 사람은 자그마치 54명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1933년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형사사건부 판결문에 있다.

이 판결문에는 이미 비공식 비밀조직인 ‘대야구락부’라는 단체가 있었고, 이후 합법적인 ‘농민구락부연합회 부여지부’라는 단체를 표명하며 조직원들은 현재 조현리 대야골 마을에 있는 광산김씨재실(광무 4년, 1900년 건립)에서 야학을 통한 항일운동 등을 전개했다.

이 대야구락부의 명단이 총37명이고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조현리 출신이 32(기존 서훈 4명 포함)명이다.

이를 볼 때 조현리는 독립운동의 본거지라고 판단된다.

한 마을에서 1명의 독립운동가가 나오기도 힘든 상황에 이렇게 많은 독립운동가가 배출됐다는 것은 이웃과 이웃이라는 공동체 문화의 발달로 전 주민이 독립운동을 최소한 간접적으로 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증언에 따르면 이 사건 후 마을은 사실상 초토화됐다는 게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부여군에서도 이왕 독립운동가 발굴과 서훈 추진까지 나선 마당에 집단적 독립운동의 산실인 조현리를 조명해 선조의 독립운동사를 되새겨볼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정립해 봄직한 면도 없잖아 있어 보인다.

일부이긴 하나 현 마을 주민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이러한 마을의 역사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위상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면에서 부여군과 마을 주민, 그리고 후손이 머리를 맞댄다면 서로가 지향하는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방안이 돌출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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