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CD/ATM 이용시, 비밀번호가 보호되지 않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7월 김모(26·여)씨는 대전 중구에 위치한 A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던 중 뒤에 줄서있던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비밀번호를 말해 크게 당황했다.
김씨는 “그날따라 줄이 길게 서있어 고등학생들과 조금 가까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설마 비밀번호가 보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로 나보다 키가 큰 남성이 뒤에 서 있으면 비밀번호가 보일까봐 조마조마하다”며 “손으로 가리고 싶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까봐 맘대로 그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인터넷뱅킹은 영어나 숫자를 포함해 6자리 이상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비밀번호가 노출될 확률이 적지만, CD/ATM는 숫자 키패드도 크기 때문에 비밀번호가 노출될 확률이 높다.
이에 전북은행은 숫자를 랜덤하게 대응시켜, 실제 해당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번호와 임의의 대응되는 번호를 누름으로써 비밀번호 훔쳐보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VIS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전북은행에만 일부 설치 돼있을뿐 일반 시중은행에서는 볼 수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이 밀집돼 있는 용문네거리, 대전역, 은행동을 방문했으나 총 12곳 중 단 1곳도 VIS시스템이 도입된 곳은 없었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각별히 우려되는 스마트폰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정면에서만 화면이 보일수 있는 ‘시크릿 뷰’기능을 탑재해 출시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되는 기계들이지만, 편리함과 다양함만 커질뿐 제일 중요한 안전성은 제대로 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편리한 생활만큼 개인 사생활 보호도 철저히 지켜질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강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