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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인사동 ‘대흥동 문화 예술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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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8.09 19:23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서울의 인사동은 우리 과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통 찻집과 옛 물건을 만날 수 있고 여러 가지 다채로운 공연들도 관람할 수 있다. 볼거리 뿐 아니라 먹 거리 또한 옛 것과 지금의 것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렇듯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고 하면 서울의 인사동을 생각한다.

이런 활기찬 문화생활 공간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우리지역에도 서울의 인사동과 같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부러움을 가득담은 생각은 어느덧 ‘대전은 왜 문화생활을 할 만한 장소가 없을까’라는 불만이 가득한 생각으로 변하게 된다.

물론 대전이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만큼 활성화가 되진 않았지만 문화를 즐길 공간이 없지 않다. 다만 우리가 주의 깊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

아쉽게도 주의 깊게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잘 알 수 없지만 대전의 ‘대흥동 문화 예술의 거리’에는 여러 갤러리들이 밀집돼 있다. 또한 전시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관람료는 지불하지 않아도 되므로 여유롭게 즐길 마음만 준비하면 된다.

대전 대흥동 갤러리 하나,

‘대전 현대 갤러리’ (042-254-7978)

“천천히 둘러봐요. 지금은 내 개인 소장 작품만 전시해 놓은 거예요”

지난 2006년 9월 말에 이전한 ‘대전 현대 갤러리’는 지난달 내부 인테리어 수리에 들어가 지금은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지금은 미술관 정리를 위해 특별한 작품을 전시하는 대신 김경숙 관장의 소장 작품 풍경화, 추상화, 정물화 등이 1층에만 전시돼 있다.

지금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전시하는 ‘소순공인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전시회가 끝나면 바로 오는 9월 1일부터 ‘남강 이재호’의 21번째 개인전 ‘자연 속으로’의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말에 김 관장은 “영화나 음악을 잘 알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모르는 것에 대해 특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라며 “그림도 그렇게 가볍게 즐겼으면 좋겠다. 많이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느끼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모른다 해서 그가 느끼는 감정이 아는 사람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둘러보라는 김 관장의 말에 따라 그림을 감상하니 눈과 귀를 확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작가가 어떤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했을까’라든가, ‘어떤 감정이 이런 창작물로 나온 것일까’ 등의 생각이 만들어진다.

대전 대흥동 갤러리 둘,

커피&갤러리 ‘쌍리’(042-253-8118)

‘쌍리’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커피숍 에 더해진 클래식 음악은 입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커피향이 은은하게 전해오는 입구 바로 옆에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걸으면 작은 갤러리가 나온다.

커피숍에서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있는 바리스타는 관람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물론입니다”라는 긍정적인 말이 돌아온다. 커피향을 맡으며 커피숍 바로 옆에 2층으로 향하는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지금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제15회 아우라 정기전’으로 오는 28일까지 전시되며 2층과 3층에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 작가그룹인 ‘아우라회’의 박혜경, 정미경, 강소희, 김성준, 유은경, 전좌빈 등 6명의 작가가 진솔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소통의 장으로 마련한 것이다.

2층은 박혜경의 작품으로 주변의 풀꽃이나 자연의 정물을 통해 환경과 인간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종이가 아닌 천에 자유롭게 나타냈으며, 3층에 작품을 전시한 정미경은 단순화한 모란을 강렬한 색채로 그려냈다.

은은한 커피 향과 예쁜 그림도 함께 관람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쌍리’를 방문해 보자.

대전 대흥동 갤러리 셋,

‘우연 갤러리’(042-221-7185)

지하에 자리 잡고 있는 ‘우연 갤러리’는 지금 작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The PATH UNTOLD(패스 언톨드)’라는 이름의 전시로써, 미지에 관한 것(가보지 않았던 곳·생각하지 못했던 것·말하지 않았던 것 등)에 관한 탐색을 뜻하는 주제로 그려진 그림들이 전시된다.

초대된 작가들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아닌, LA에 거주하는 50~60대 작가들로서 김소문, 박영국, 양민숙, 이페기, 장사한, 최연우와 토탈 아티스트로 불리는 대전의 문정규가 함께하며 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이민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형성된 한국적 정서와 미국적 정서가 공존된 독특한 시각언어를 표현한다.

‘우연갤러리’ 박인규 관장은 “이 작품들은 모두 미국에서 온 것들 이다. 작품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지고 오는 것도 일이였는데 전시가 끝나면 다시 돌려보내는 것도 가지고 올 때만큼 큰일이다”며 “좋은 작품들이니 많은 사람들이 와서 관람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인에서 미국인이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진 화가들의 색다른 정서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우연 갤러리’ 박인규 관장의

대흥동 문화예술거리의 갤러리관

‘우연 갤러리’의 박인규 관장은 “대전은 많은 갤러리가 있다. 그러나 작가의 수나 작품의 수에 비례해 화랑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각 관에서 큰 건물을 경쟁적으로 예쁘게 짓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런 곳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1년에 20회가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경쟁적으로 지은 건물로 큰 행사를 진행하는 대신, 신인 작가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장소를 빌려주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결국은 작은 화랑들을 모두 문을 닫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인규 관장은 “작은 화랑이 문을 닫는 현상이 지속되다 보면 작은 화랑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다양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예술의 다양성 발전에 해가 된다”라며 “큰 갤러리 일수록 개인 화랑들이 하기 어려운 화가양성 등에 중점적으로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영화나 음악은 돈을 내고 즐긴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지만 그림은 그렇지 않다”라면서 “정말 좋은 작품을 전시 했음에도 관객이 보러와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 많은 사람이 찾아와 즐겨주는 일이 발전의 첫 번째”일임을 강조했다.

박 관장의 말대로 대전 대흥동 거리에는 이외에도 많은 갤러리가 있다. 이공 갤러리, 대전 갤러리, 갤러리 이안, 아트센터 알트, 덕린 갤러리, 대전 창작센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전 갤러리는 현재 내부 수리 중이며 9월에 전시를 준비하고 있고 갤러리 이안은 지난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갤러리 이안 개관기념전’을 전시한 이후 새로운 전시를 준비 중이다.

이공 갤러리 역시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난지대전’을 전시 후 지금은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고 아트센터 알트도 새로운 전시가 있을 때 다시 개관할 예정이다.

대흥동 문화의 거리 갤러리들을 돌아보며 우리 주위에 문화생활을 즐길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이미 익숙한 문화생활 이외의 것을 즐길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과 대전의 인구수를 비교해서 전시 기간에 갤러리에 한 사람의 관람객이 찾아오면 서울에서 20명이 온 것과 같은 셈 친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박 관장의 말이 안타깝게 귓가에 맴돈다.

/김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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