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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천안시 동서 균형개발의 필요성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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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2.04 13:2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이노신 호서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필자의 고교 시절, 천안시는 인구 20만도 채 안 되는 중소 도시였다. 당시 천안의 번화 도심은 모두 동남구에 속하는 원성동, 영성동, 문화동, 사직동과 같이 4개 동이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구성동, 성황동, 신부동, 성정동, 일봉동, 청수동 등이 인접하여 도시 확장 구역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 밖의 지역들은 미개발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사실 동남구는 필자의 어린 시절 추억과 향수가 깊이 배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는 비록 낡고 오래되기는 했으나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곳에 가면 그저 마음이 포근해지고 입가에는 즐거움의 미소가 절로 생긴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티나스, 찐돌이, 축구, 딱지놀이, 구슬치기도 하고, 중학생 시절에는 교복을 입은 채 아직은 어려서 짧은 다리로 어른용 자전거 페달을 춤추듯 밟으며 등교하던 곳이었다. 그리고 좀 더 커서는 동남구의 몇몇 커피숍에서 비엔나 커피, 아이리쉬 커피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 보기도 하였다. 그때가 70~80년대이다. 돌이켜 보면 이젠 그 시간들은 달콤하고 꿀같은 추억이 되었다.

금년도 2021년 1월의 천안시 통계를 보면, 천안시 등록 거주 인구는 내국인 68만여 명, 외국인 약 2만여 명으로 70만 명을 넘겼다. 어릴 적부터 천안의 성장을 지켜보며 자랐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한편으로 상전벽해의 감회가 든다. 이를 사실상의 동시 생활권이라 할 수 있는 아산시 인구 약 34만 명과 합산했을 때, 우리 지역은 100만이 넘은 등록 인구가 거주하는 거대 공간으로 성장하였다.

이처럼 인구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그동안 미개발로 남아 있던 지역이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문전옥답과 과수원 야산들이 일반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공업지역으로 변모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쌍용동, 두정동, 불당동, 백석동, 성성동, 와촌동, 용곡동, 직산읍 등이 개발되고 시민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얻었다.

새롭게 개발된 그 지역에는 수많은 인구가 상주하고, 상업지역에는 대형마트와 여러 상가들이 들어서며 상거래가 활성화되었다. 또한 인근에 새롭게 조성된 산업단지에서는 대기업과 그에 협력하는 협력회사들, 그리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생산라인을 가동시켜 각종 첨단 완성품과 소부장 제품 및 다양한 생필품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천안시의 신규 도시개발사업들은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 서북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천안시의 중심 도심지인 동남구에 거주했던 인구 중 상당수가 90년대를 분기점으로 새롭게 조성된 서북구로 이주하였다. 외부에서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 또한 대부분 새로운 생활환경인 서북구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새롭게 조성된 서북구의 시가지는 시민들에게 한마디로 정주환경의 편리성을 함께 제공하였다.

그러한 개발의 한복판에서 동남구는 그때까지 누렸던 전성기에 하강 곡선을 긋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하강 곡선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렇다 하게 눈에 띄는 만회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침체와 하강 곡선의 흐름을 다시 상승으로 끌어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특히 건설 경기나 도시개발사업의 경우는 하강과 상승의 사이클이 매우 길기에 한 번 침체하면 언제 다시 상승의 분위기가 작용할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그런데 작년도부터 천안시는 근 10년 만에 건설 경기의 상승 사이클에 접어든 분위기이다. 20년 가까이 지연되었던 일부 재개발사업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물론 아직도 10년이 훌쩍 넘어가는 지역도 있다. 때로는 조합방식의 부작용일 수 있는 사업 지체와 지연이 계속 반복될 수도 있다.

이것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재생사업이 주를 이루어 왔던 동남구에도 규모의 대소를 떠난 도시개발사업과 지구단위 사업들이 더 많이 필요해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수도권에서는 소규모 도시개발사업이나 재개발사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럼으로써 대규모 개발사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줄이고 인허가 기간과 준공 기간을 단축하여 시민들에게 더욱 신속하게 보다 쾌적한 주택과 정주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어제가 입춘이었다. 비록 작년의 코로나사태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지만, 새해에는 내 고향 동남구의 발전과 함께 우리 천안시 발전의 기운이 더욱 강하게 빛을 발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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