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대전 대덕구 문화재단 설립 조례안이 내달 구의회를 통과할 것인가를 놓고 집행부와 구의회, 지역 정치권 등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단을 추진하고 있는 타 구들은 관심을 갖고 관망하고 있다,
대전시 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대덕구가 문화 분권을 표방하고 설립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동구, 유성구, 서구 등도 재단 필요성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중이다.
선발 주자인 대덕구 재단설립 조례안이 지난달 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부결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14일 대덕구 등에 따르면 구의회 구성은 더불어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이다. 민주당이 밀고 나가면 국민의힘은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런데 박정현 청장의 핵심사업인 문화재단 설립이 구의회에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박 청장은 문화재단를 통해 문화소외지를 탈피하고 구민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회덕향교 등 풍부한 문화자산을 계승해 구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은 이경수 위원장과 서미경 의원, 오동환 의원이다. 이 중 오 의원이 국민의 힘이다.
그런데 서 의원의 반대표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오 의원의 반대표는 예상됐다.
이경수 위원장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서 의원의 반대 이유는 코로나19에 전념해야할 때로 시급성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시각들이 상존한다.
집행부는 서 의원 논리라면 지금은 아무 사업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냐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더군다나 대전시에서도 재단 설립 타당성을 인정한 마당에 이해를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문화재단을 비롯해 복지재단, 경제진흥재단 등 3개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박 청장에 대한 일종의 견제라는 풀이가 나온다.
나아가 대덕구 국회의원인 박영순 의원의 역할론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박정현 구청장과 박영순 의원이 대덕구 내에서의 위상을 놓고 신경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따라서 문화재단 설립 문제는 정무적으로 풀어야하지 않느냐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청장이 서 의원은 물론이고 박 의원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집행부는 내달 열리는 구의회에 문화재단 안건을 다시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태성 대덕구의회 의장은 “민주당 내홍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더군다나 박 청장과 박 의원과의 기싸움 운운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문화재단 설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시국을 감안해 민생사업부터 우선하면서 시기를 조절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