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서울] 최병준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격 사의표명으로 정치권이 긴장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권과의 갈등 구도 속에서 야권 대권주자 이미지를 쌓아온 윤 총장이 사퇴를 결행하면서 재보선을 앞두고 제3지대에서 ‘정권견제론’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사의표명은 정치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둔 반면 국민의힘은 기대속 내심 복잡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순간 정치를 시작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예상도 나왔다.
앞서 민주당에선 최근 윤 총장이 검찰 수사권 폐지에 공개 반기를 든 것을 두고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내심 불편한 기류다. 공직자 신분인데도 이미 정치인 같은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윤 총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지지율이 떨어지니 이슈몰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사퇴 시 재보선 영향에 대해 "우리는 우리 길을 가면 된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권 도전 시 파장에 대해서도 ‘찻잔 속 태풍’처럼 나오는 순간 빠르게 소멸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윤 총장이 정치적 리더십을 증명한 적은 없지 않은가"라며 "반대를 위한 결집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권의 시선은 복잡한 모습이다.
윤 총장이 여권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검찰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 맞서며 문재인 정권과 대척점에 섰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에선 윤 총장을 반문(反문재인) 연대의 든든한 원군으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다.
하지만 다만 윤 총장이 사퇴와 함께 정치판에 본격 뛰어들게 된다면 사정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음을 에상하고 있다.
윤 총장이 사퇴와 함께 여의도 정치의 전면에 부상하면서 여권과 정면 대결을 이어갈 경우 재보선은 물론 유력 대선주자인 윤 총장이 대선판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1야당으로서 대선 1년밖에 남겨두지 않고도 눈에 띄는 대선후보를 갖지 못한 국민의힘으로선 존재 위기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보수층내의 반감도 있는 만큼 국민의힘의 고민도 더욱 커질 공산도 있다.
한편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오후 2시 대검찰청에 들어서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