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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포스트코로나時代, 民際의 행위는 오래된 미래(3)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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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4.01 18:07
  • 기자명 By. 충청신문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문제는 어떻게 시민 연대를 세계적 차원으로 확산할 것이냐다.
일단, 시민 연대로 세계화의 방정식을 새롭게 짜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과 말을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스위스의 언어학자인 패르디낭 드 소쉬르(강제력 관념 언급은 뒤르케임의 영향을 받음)는 ‘언어는 하나의 사회적 사실(fait social)’이라고 강조 했듯이 그것은 세계를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별자리를 모르는 자가 밤하늘을 아무리 봐도 곰과 사자, 백조는 존재하지 않듯이 현상을 규정하는 언어가 없으면 존재도 없다는 게 소쉬르의 주장이다. 당연하다 믿어왔던 기존의 습관과 생각에 균열을 내며 솟아나는 언어들이 바로 새로운 변화의 전령이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시민을 세계화의 주체로 등장시키는 새로운 언어가 시급하다.
필자는 이 세상에서 전염병보다 두렵고 핵무기보다 강력한 것은, 바로 ‘對話라는 무기’라고 주장해 왔고, 새로운 세계화와 관련해 그동안 ‘민제(民際: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공동체와 공동체 등 다양한 국제 교류를 통하여 異文化를 이해하려는 대화공동체로서 근래 급격하게 하이퍼 커넥티드 소사이어티로의 전환과정에 있어서 개별과 주민(공동체)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게마인샤프트 사회의 실천적 행위-필자 정의)’라는 언어를 사용해 왔다. 즉 ‘모든 경계를 허물어 온오프라인에서 무의식을 포함한 물화가 오고가는 터미널’과도 흡사한 모양이다. 왜냐하면 민제는 도구(tool)에 관계없이 ‘대화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국익으로 환원하는 국가주의의 언어로는 시민 사회의 다양하고 무한한 관계의 가능성을 드러낼 수 없으며, 모든 것이 이윤으로 환원되는 자본주의의 어법으로는 인간관계를 맺어주는 무형의 소중함을 포착할 수 없다.

‘민제’에 대한 확신은 17년간 일본에서의 생활과 충남도청에서 15년간 국제교류협력을 몸으로 체험하고 경험한 것들로부터 기인한다. 특히, 동아시아 교류를 이끌며 국가나 지방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개인 차원에서 자유롭게 깊이 만지고 들어갈 부분이 많았다.
특히, 메이지(明治) 대학 ‘시민거버넌스연구소(연구추진원)’와 동경 NPO법인인 ‘동아시아 이웃 네트워크(공동대표)’ 설립을 통해 ‘백제-아스카 시민의 모임’ , ‘백제회’와 함께 ‘히라가타-백제 페스티벌’ 등 이 외에 일본 47개 지자체에서 민간 교류의 잠재력을 몸소 체험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하여 국가차원에서 논의되기 힘든 동아시아 평화에 대한 담론은 시민차원에서는 깊이 공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첨예한 정치상황을 뒤로한 끊임없는 민간교류야말로 진정한 ‘민제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민제의 실천은 오래된 미래의 ‘동아시아 동질성‘에서 흘러나오는 무의식이 왕래하는 길목에서, 양국 간의 닫힌 관계를 열어줄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민제는 정치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근현대사의 기억이 아니라 서로 교류하고 포용했던 과거 해상교류왕국의 백제 시대를 우리의 역사로 기억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꽃필 수 있다.
동아시아 문화공동체 구심점이었던 백제를 기억하고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 하는 일은 21세기 동북아 평화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된다. 우리는 백제 역사를 되살펴 동아시아 공동체를 실현했던 배경과 조건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제’의 표기는 ‘백제’와 닮았다. ‘오래된 미래’(헬레나 호지:인류의 위기극복 및 공존위해 ‘세계화에서 지역화’로 패러다임 전환 주장)라는 말처럼 우리는 과거로부터 미래를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 있어서 백제는 동북아시아에서 오래된 미래다.

포스트코로나의 세상은 쾌락을 추구하는 자유주의적 상대주의나 자조를 추구하는 대립적 현실주의도 답이 될 수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새 시대에는 새로운 상상력과 질서가 요구된다. 필자는 이를 ‘民際’로 풀어보려 한다. 이를 위해 어느 때 보다 언어의 감수성을 높여낼 것을 희망한다. 필자는 포스트코로나시대를 향하는 민제라는 열차에 몸을 싣고 오래된 미래라는 레일위를 달리면서 새로운 희망을 주조(鑄造)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굳어진 우리의 생각과 믿음, 언어를 뚫어내는 비용을 기꺼이 치러야 한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물화(物化)와 교환과 자조에만 골몰하는 세계를 넘어 연대와 실천의 열린 지평으로 나아가는 길이 동아시아의 중심추인 옛 백제의 왕국 대한민국 충청남도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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