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자수첩]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한국전력

장선화 천안본부 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1.04.18 12:03
  • 기자명 By. 장선화 기자
장선화 천안본부 부장
장선화 천안본부 부장

“내가 대학 강의도 나가는 사람인데, 내 자랑한 것도 아닌데 신문에 쓰냐. 나는 한다고 하면 하는 사람인데… 기사와 관련, 묵과하지 않고 명예훼손 등 법적조치를 하겠다.”

이는 본보 16일자 6면에 보도된 ‘한전, 사유 경작지에 전신주 6년 무단방치 물의’ 기사와 관련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관계자가 본보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해온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한전관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에너지정책자문단장 임명장’을 전송해왔다.

그리고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화려한스펙(?)을 자랑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전 국회의원 A씨에게 권익위원장을 임명해 줬는데 내가 A의원의 후원회 소속이었다. 나는 지금 대학교 강의도 나간다. 나와 자별한 후배가 천안시 동남서와 서북경찰서에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했고 지금은 대전으로 발령받았다.”

“이런 기사는 명예훼손이다. 한전에서 누가 응대를 했는지 추적하겠지만 나는 겁먹지 않는다. 왜냐면 1~2년 후에 명예퇴직을 하고 출마할 준비도 하고 있다”며 자신을 한껏 치켜세운다.

그의 계속된 발언에 애잔한 슬픔이 밀려오며 가슴을 짓누른다.

국내 최고의 공기업 임직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

좋은 품질의 안정적 전기 공급을 지향하며 ‘국민과 함께 하는 에너지 기업’을 목표로 하는 한전 임직원의 국민소통방법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이웃과 따뜻한 정(情)을 나누며, 고객과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한전CEO의 가치와 윤리・혁신을 표방하는 경영방침을 무색케한다.

한때 장안에 화제를 모았던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오버랩된 때문이다.

경찰서에 잡혀온 주인공 최익현(최민식 분)이 형사에게 “내가 빽이 엄청난 대단한 인물인데 몰라보느냐”며 자신을 과시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내가 인마 느그 서장이랑 인마 어저께도 으! 같이 밥 묵고 으! 사우나도 같이 가고 으! 마 다했어!”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