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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학교,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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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4.29 16: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코로나19의 기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4주 전만 해도 확진자 수가 500명대 중반이었는데, 2주 전에는 600명대, 이번 주는 700명대 중후반을 넘어 800명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필자가 사는 대전은 지난 3월 말 둔산동 유흥가의 한 횟집과 해당 업소 인근의 한 클럽을 중심으로 감염의 확산이 시작되었고, 4월 초에는 동구의 학원과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커졌다. 그리고 지난 1월 24일 한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국제학교 재학생과 교직원 등 127명이 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4월 7일 10대 중심으로 6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 방역 당국과 교육 당국에 추가 확진자 발생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4월 초 대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00명대 후반이었지만, 지금은 1600명대 후반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무려 400명 정도 발생하였다. 필자는 매일 코로나19의 확진자 수와 확진자의 이동 경로 등을 살펴보기 위해 ‘대전광역시 코로나19 현황’, 질병관리청에서 보도자료로 매일 발표하는 ‘코로나19 국내 발생 및 예방접종 현황(매일 0시 기준)’, 실시간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알려주는 ‘코로나 라이브’ 등을 하루에 몇 번씩 본다, 필자가 코로나19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필자의 가족 6명 중 4명이 기저질환자이다. 둘째, 필자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고 있어 10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유와 비율, 격리는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언제쯤 지금과 비교하여 증가할지 예측해 보고자 한다. 넷째, 지금 필자와 필자의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비대면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그래서 언제쯤 대면 강의가 가능할지 살펴보기 위해 코로나19의 확진자 통계에 관심이 매우 많다.

필자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코로나19로 인해 평온함 속에 폭풍전야와 같다.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는 2주 등교 수업과 1주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1주 온라인 수업도 작년에는 EBS에서 제공해주는 수업을 들었지만, 올해는 학교 선생님께서 실시간으로 직접 해주시는 수업을 듣고 있다. 학교에만 가지 않을 뿐이지 학교 시간표대로 100% 실시간으로 수업하고 있다. 요즘은 29일과 30일에 6과목의 중간고사를 본다고 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둘째는 격주로 등교 수업을 한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주는 담임 선생님께서 3교시까지 e학습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업해주신다. 첫째와 둘째의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실시간 수업을 아이들 옆에서 지켜보면 수업이 안정된 느낌이 있어 아이들이 집중을 잘한다. 셋째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 매일 등교 수업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형의 온라인 수업을 많이 부러워한다.

필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끔 물어보는 질문이 몇 개 있다. 오늘 학교생활은 어땠어? 당연히 돌아오는 대답은 “재미없어”이다. 선생님은 마스크 쓰고 수업하시니? 교실에서 친구들과 말하니? 점심 먹을 때 급식실에서 친구들과 말하니? 점심은 친구들과 떨어져서 먹니? 급식실은 시끄럽니? 공부 시간에 기침하는 친구 있니? 교실에서 공부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마스크 이상하게 쓰고 있는 친구는 없니? 교실에서 떠드는 친구는 없니? 공부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창문은 열고 놓고 있니? 등이다.

필자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여러 감염 원인 중 침방울(비말)과 마스크 미착용 혹은 잘못된 착용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염이 잘되는 장소를 ‘대전광역시 코로나19 현황’에서 살펴보면 음식점, 커피숍, 종교시설, 피시방의 비율 역시 높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교에서 코로나19의 감염과 확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첫째가 다니는 중학교는 전교생이 559명, 교직원 62명, 둘째와 셋째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071명, 교직원 102명이나 되는 초거대학교이다. 순간적인 방심이나 부주의로 인해 학교가 코로나19에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전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학원과 인근 학교의 코로나19 집단·연쇄 감염은 교내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생활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방역 당국에 의해 파악되었다. 학교는 학교 내 철저한 예방수칙과 방역수칙을 지도·준수한다고 하였지만, 방역 당국이 공개한 CCTV 속 학생들의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치기만 한 채 삼삼오오 몰려 있는 모습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매일 등교하는 고등학교 3학년생들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친구들과 같이했고, 가벼운 증상이 있어도 인지하지 못하고 어울리다 보니 감염이 되었다는 것이다.

4월 중순쯤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노래방에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걸려 1학년 학생 8명이 잇따라 확진되었다. 8명 중 7명은 그 교사가 담임인 반의 아이들이어서 해당 학부모들이 학교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학교에 임시 선별검사소가 설치돼 학생과 교직원 등 1355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했다고 한다. 해당 초등학교는 "확진자 접촉 장소가 처음에는 식당으로 알고 있었는데, 노래방으로 확인돼 학부모님들께 실망과 우려를 끼쳤다. 선생님의 처지에서 5일과 6일 몸에 이상도 크게 없었고, 방역 당국의 통보가 없어 출근했다”라고 해명하였다. 필자는 이 기사를 읽었을 때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면 학생들 대상으로 매일 자가 진단을 독려하고, 자가 진단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연락하고 했을 텐데, 그리고 매일 등교 수업을 했을 것인데 정작 본인은 너무나 부주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지는 이 시국에 노래방에 갔다는 것과 학교는 처음에 확진된 장소를 노래방이 아닌 식당으로 알았다는 점에 이 교사의 인식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봄이라고 하지만 날씨가 무더워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학생들 모두 마스크 쓰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 피로’라는 말도 생겨나고 있지만, 학교에서 코로나19의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우리 모두 가져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지려면 백신접종으로 인한 집단면역이 생겨야 한다. 정부의 생각대로라면 11월 이후가 될 것이다. 그때까지만이라도 코로나19가 학교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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