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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주시의회 공감능력 ‘0’…제정신인가?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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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5.26 16:26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공주시의회가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필요한 외출조차 줄이고 있는 비상시국에 제주도로 의정연수를 떠났다.

‘연수’라는 말을 썼지만 3차례 특강 일정 외에는 사실상 외유성 출장으로 볼 수밖에 없는 관광형 프로그램 일색이다.

낯 뜨거운 일인 줄은 알았는지 시민과 언론에 알리지도 않고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이종운 의장·박기영 부의장·김경수·서승열·이상표·이창선·이재룡·오희숙 의원 등 8명과 직원 5명이 백제체육관에서 시의회 전용버스에 오르는 장면이 충청신문 취재기자에게 포착됐다.

정종순·박병수·이맹석·임달희 의원은 ‘부적절한 외유’라며 참여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이 4명의 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19로 매일 700여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져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금지 체제가 잘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하필 공주에서 무려 4명의 확진자가 나온 그 날 시의원들이 연수를 강행했다.

시민들을 무시한 행위라는 말로 밖에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이들이 제주도에서 듣는다는 강연의 주제 또한 지방선거 필승, 부패 방지 및 청렴교육, 슬기로운 의원생활 등으로 굳이 제주도까지 가서 들을 까닭이 만무한 것들이었다.

더구나 이를 위해 들어간 혈세는 자그마치 13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각종 지방의회 의원들의 연수로 물의를 일으켰던 게 수 차례, 그때마다 매스컴에 대문짝만하게 실리며 전국민의 공분을 샀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제주도 연수를 감행했다는 건 의원 신분일 때 해먹을 건 해먹자는 특권의식, 부끄러움이란 전혀 알지 못하는 철면피 사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비난은 한순간이고 자신들은 실컷 즐길 수 있으니 그걸 누리자는 심산이다.

욕은 공주시 전체가 먹고, 망신살은 싸잡아 욕먹은 공주 시민들의 몫이다.

경남 모 지역 단체가 제주도 연수를 갔다 온 뒤 무려 65명의 코로나19 집단 발생이 일어났던 게 겨우 반 년 전이다.

그 뒤로는 이런 무모한 연수가 없을 것이라고 모두들 느끼는 바가 많았으리라 생각했지만 내고장 공주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시민들은 울컥 하는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과연 이들의 눈에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이 보이긴 한 건지? 시의원으로서의 모범적인 자세가 무엇인지를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지? 그렇다면 과연 이들에게 시민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지?

‘사람중심, 민의존중, 시민복지’ 라는 선한 가치를 믿어준 유권자들이다.

의원들이 제주도로 떠나는 동안 배신을 당한 시민들이 느꼈을 환멸과 울분의 깊이를 그들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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