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세 번째,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1.09.23 13: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2학기가 개학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필자의 아이들은 지금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지만, 개학 초기 코로나19로 긴장을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셋째가 지난 2일, 밤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체온이 39.4도까지 올라갔다. 아이가 이렇게 열이 올라간 것이 처음이다. 하교 후 오후까지 체온은 정상이었고, 학교생활과 집에서 노는 것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해열제를 먹여도 38도 아래로 열이 내리지 않았다. 체온이 38도와 39도를 반복해서 오르락내리락하였다.

아이들의 체온이 38도 이상 올라가면 몇 가지 의심해 봐야 할 것이 있다. 독감, 폐렴, 장염, 뇌수막염, 그리고 요즘은 코로나다. 증상이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는 아니지만,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그동안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겪었던 일이고, 아이들이 아팠을 당시마다 대학병원 교수님이나 동네 병원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핵심적인 증상 내용과 어떻게 판별하는지, 그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동 수칙을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둘째와 셋째는 독감과 폐렴으로 여러 차례 입원한 전례가 있고, 둘째는 유치원에 다닐 때 뇌수막염을 앓아본 경험이 있다.

집에 있는 해열제로 더 이상이 열이 내리지 않아 다음 날 아침 셋째 담임 선생님께 아이의 상태를 알려드리고, 하루 결석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셋째가 늘 다니던 대학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기로 했다. 물론 코로나까지 겸해서다. 예측대로 대학병원에서는 아이가 열이 나서 응급실로 들어갈 수 없고, 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해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비용은 3만 원 정도 들었고, 집으로 돌아와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검사 결과는 4시간 정도 기다리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8월 초에 같은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아내가 검사를 받아보았기 때문이다.

셋째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후 내 열이 났다. 6시간이 지나도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대학병원에 전화해보니,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셋째는 열이 많이 나 힘들어해서 그동안 아이들이 많이 다녔던 야간에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의원에 가기로 했다. 소아청소년과의원으로 가는 도중 대학병원에서 ‘음성’이라고 연락이 왔다. 다행이었다. 셋째와 아내는 소아청소년과의원에 가더라도 대학병원에서 ‘음성’이라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내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양성’ 판정이 나온다면, 119에 전화해서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음성’이 나와 의사 선생님의 진찰 후 해열제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셋째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 약을 먹어도 열이 내리지 않아 다음날인 일요일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기로 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전날 코로나 검사 ‘음성’ 결과가 나온 것과 소아청소년과의원의 처방에도 열이 내리지 않았다는 사정을 이야기한 후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은 후 ‘장염’ 같다는 말을 듣고 약을 처방받아 집으로 왔다. 대학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은 셋째는 열이 정상체온으로 돌아와 형과 잘 놀았고, 그다음 주 화요일에 ‘가정 내 건강관리 기록지’, ‘결석계’ 등의 ‘결석’ 관련 서류를 가지고 등교했다. 지난 3일 동안 겪은 일을 생각하며, 물론 코로나의 가능성은 적었다고 생각했지만, 집안 식구 중에 누군가 열이 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제 경험하게 되었다.

셋째의 일이 있고 난 뒤, 지난 10일 밤에 학교에서 1학년과 4학년에 확진자가 각각 1명씩 생겼다는 문자가 왔다. 매일 등교하는 셋째는 2학년이고, 둘째가 4학년이다 보니 걱정이 앞섰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벌써 세 번째이다. 지나 5월과 7월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각각 1명씩 있었고, 더 이상의 확산은 없었다. 7월의 경우는 둘째의 담임 선생님께서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1학년과 4학년 어느 반에서 확진자가 생겼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지난 두 번의 경험에서처럼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는 교실에서 확산은 거의 없었을 것이고, 마스크를 벗는 공간인 급식실은 사정이 다를 것으로 생각했다 1학기까지 급식실의 칸막이는 앞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요즘 급식실 칸막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둘째와 셋째의 대답은 2학기에 좌우도 칸막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에게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생겨 어쩌면 내일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해주었다.

다음날 오전 학교에서 확진자에 따른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문자가 왔고, 역시나 1학년과 4학년 어느 반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둘째에게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어느 반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반마다 친구가 있는 둘째는 친구들에게 전화하며, 친구들의 안부도 물어보고 확진자가 나온 반을 하나씩 좁혀나갔다.

오후에 학교에서 1학년과 4학년 어느 반에서 확진자가 생겼으니 1학년과 4학년 학생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왔다. 그날은 토요일이라 선별진료소밖에 없었다. 아내가 선별진료소에 전화해보니 300 백 명 이상 줄이 서 있고,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는 둘째를 데리고 저녁 8시에 가서 검사를 받고 왔다.

그다음 날 오전이 지나도록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결과 통지가 오지 않았다. 일요일이고 토요일 선별진료소 마감 직전에 검사를 받아 결과가 늦게 나오나 했다. 그래서 둘째에게 어제처럼 반 친구들에게 코로나 검사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둘째와 전화 연락이 닿은 친구들은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왔다. 특히 교실에서 둘째와 옆자리에 있는 친구와 가장 멀리 있는 친구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필자와 아내는 어느 정도 안심되었다. 둘째의 검사 결과가 오후 늦게까지 나오지 않아 아내가 선별진료소에 전화했다. 아이의 인적 사항을 알려주었더니 ‘음성’이라고 하였고, 검사 결과가 통지되지 않은 이유는 연락받을 전화번호가 잘못 입력되었다고 하였다. 행정착오였다. 둘째가 친구들과 전화하며 학교에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하여, 이번 일도 무사히 넘어갔다.

이제 전 국민의 70%, 18세 이상은 80%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 10월 말 정도가 되면 2차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70% 이상이 될 것이다. 대학은 다시 문을 열고 대면 수업을 할 것이고, 12세 이상도 선택적으로 접종을 시작할 것이다. 접종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번 일로 선별진료소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학교에서 방역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의 노고를 다시 알게 되었다. 코로나19의 기세를 빨리 잡아 온 국민이 마스크를 벗는 날이 빨리 오도록 기원한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