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권예진 기자 =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된 민간인을 추모하는 합동 차례에서 황인호 동구청장이 "평화공원 조성뿐만 아니라 유지·관리까지 최대한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는 24일 동구 소재 골령골에서 희생자 합동차례를 진행했다.
골령골은 동구 낭월동 13번지 일원으로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군경에 의해 3000 명에서 7000 명으로 추산되는 민간인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된 곳으로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린다.
2007년부터 이곳에서 진행된 유해발굴은 작년까지 290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으며 올해는 1000여 구의 유해가 수습됐다.
이날 차례에는 전미경 유족회장, 황인호 청장과 유족회 및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차례상이 차려진 뒤편 현장에서는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막바지 유해발굴 작업이 바삐 진행되고 있었다.
합동 차례가 치러진 곳은 1학살지로 도로공사로 유해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던 2학살지는 내년부터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황인호 청장은 추모사를 통해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한 평화공원의 목적을 위해서는 유해발굴을 수습하고 잘 모시는 게 먼저 가신 분들에 대한 후손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2024년까지 평화공원 조성뿐만 아니라 유지와 관리까지 최대한의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도 오는 10월까지 희생자 유골을 수습하려 했으나 늦어져서 죄송할 따름이다. 오늘 현장에서 지낸 차례를 통해 다시 한번 유해발굴 수습부터 평화공원 조성까지 각오를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사업과 함께 추진 중인 산내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지난해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현재 설계용역 단계이며 내년 7월에 착공해 오는 2024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이날 합동 차례를 마친 유족회와 관계자는 세종시 추모의 집에 임시 안치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세종시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올해 발견된 유해는 11월 초 안장식을 진행한 뒤 모두 세종 추모의 집에 임시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