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오프라인이 주가 되고 온라인을 부수적으로 다뤄왔던 것과 달리 지금은 주가 된 온라인 콘텐츠를 오프라인이 채워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온라인 콘텐츠에 오징어 게임을 체험 할 수 있는 행사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예술은 사회에서 디지털이 압도적일 때 아날로그 감성, 이른 바 '손 맛'에 관객은 더 큰 감동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전시립미술관의 청년작가전시전은 작가의 한 땀, 한 땀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돋보인다.
대전·충청 지역 청년 작가의 등용문인 청년작가전시전은 20년 동안 140명의 유망작가를 발굴했으며 올해도 5명의 유망있는 작가들이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넥스트코드 2021'이라는 제목 아래 '캠프'라는 개념으로 묶인다.
캠프를 떠올린다면 특정 단어를 떠올리는 이도 있겠지만 이번 전시에서 쓰인 캠프의 개념은 '정의되지 않는 감수성'이다.
노인과 아이, 낮과 밤 등 이분법적으로 구분되는 개념이 아닌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전시에 참여한 5명의 작가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찾자면 감수성 그 어딘가에 있는 경계를 담아내고 있는 듯 하다.
삶과 죽음, 전통과 인공, 자연과 여성 등 두 개념 사이의 무엇인가를 표현해 관객으로 하여금 묘한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
전시를 기획한 홍예슬 학예사는 "지난해 12월 공모부터 10개월 동안 작가들이 정말 치열하게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며 "작가들이 열정을 다해 완성시킨 이번 작품들에서 각각의 작품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자유롭게 느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30대로 이뤄진 '청년'작가들은 어쩌면 인생의 가장 불확실한 나이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온전히 작품에 몰두하는 작가들을 보면서 홍 학예사는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고.
선승혜 관장 역시 "이번 전시 작품은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손맛'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다"며 "'시립미술관이라서 지역미술을 전시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아닌 이렇게 멋진 작가들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그리웠다면 이번 전시가 제격일지 모른다.
전시는 사전 예약으로만 운영되며 내달 21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