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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염규선 교수, "말 어눌해지면...즉시 병원에"

기온 떨어지는 10월부터 급증 … 1월~3월까지 정점
어눌한 말·공감각 인지 장애·좁아진 시야 등 의심증상

구급차 통해 응급처치 · 병원이송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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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10.27 18:48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충북대병원 신경과 염유선 교수
충북대병원 신경과 염규선 교수 (사진= 권예진 기자)

 

기온 떨어지는 10월부터 급증 … 1월~3월까지 정점
어눌한 말·공감각 인지 장애·좁아진 시야 등 의심증상

구급차 통해 응급처치 · 병원이송 급선무

매일 아침마다 큰 일교차에 깜짝 놀라게 되는 환절기가 찾아왔다. 환절기가 되면 ‘뇌졸중’이라는 불청객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도 늘어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 질환으로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몸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뇌혈관질환 중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환자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10월 29일 ‘세계뇌졸중의 날’을 맞아 충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염규선 교수로부터 뇌졸중의 A부터 Z까지 들어봤다.     - 편집자

- 일반인은 뇌졸중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뇌졸중의 정확한 정의는 급성으로 신경에 이상 증상이 발생해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WHO 정의로는 그 증상이 24시간 이상 지속이 됐을 때 이를 뇌졸중이라 한다고 정의돼 있습니다. 분명한 건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갑자기 뇌 신경에 손상이 발생한 것을 뇌졸중이라 하는데 그 안에는 혈관이 막히는 것도 있고 터지는 것도 있습니다.
보통 막히는 것을 뇌경색 혹은 허혈성 뇌졸중이라고 하고 터지는 것을 뇌출혈 혹은 출혈성 뇌졸중이라고 합니다. 발생률로는 10명 중 7~8명 꼴로 뇌경색이 발생하다 보니 사람들이 뇌출혈보다는 뇌경색에 대한 인지도가 더 높기도 합니다.

- 날씨가 추워지면 실제로 뇌졸중 환자가 급증하는지요.
가장 궁금해하시는 게 그런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 몸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 중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많이 발생합니다. 지난 10년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월별 사망자 수는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급증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1월에 정점을 이루고 일교차가 큰 3월까지 높은 양상을 기록합니다.
또 추운 날씨외에도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탈수로 인해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면서 혈류 장애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고 실험적인 가설들이긴 하나 실제 데이터상으로는 겨울에 뇌졸중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 뇌졸중을 사전에 의심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습니까. 
사람 뇌는 우반구 좌반구가 동일한 형태로 좌우 대칭적으로 존재합니다. 뇌 외부의 주름 부분을 피질이라 표현하는데 피질 위치에 따라서 다리부터 팔 그리고 얼굴 또는 혀 이런 부분을 담당하는 해부학적 기능이 할당돼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뇌는 서로 반대쪽을 지배한다’고 생각을 하면 편합니다. 좌뇌는 우측을 지배하고 반대로 우뇌는 좌측을 지배하기 때문에 보통 좌반신에 마비가 생긴 경우는 우측 뇌 쪽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좌뇌를 다치면 우반신 마비가 동반되고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할 수 있고요. 반대로 우뇌가 손상되면 좌반신 마비가 생기고 공간이나 감각을 인지하는 데 장애가 발생하거나, 시야가 좁아지고 반만 남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앞서 말씀하신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일반적인 뇌졸중의 증상은 우측 또는 좌측의 한쪽 반신으로만 갑작스럽게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이 갑자기 어눌하게 나오는 증상이 흔하고, 또 감각장애와 안면마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안면마비는 얼굴이 반쪽이 움직이지 않아 한쪽 입꼬리만 끌려 올라간다든가, 입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든가 등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뇌졸중의 증상을 확인하기 가장 간편하고 쉬운 방법으로 FAST가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F (Face):  활짝 웃었을 때 양 입꼬리가 균등하게 올라가지 않고 한쪽 입꼬리만 처짐

A (Arms):  양팔을 들었을 때 한쪽 팔에 힘이 빠지고 처짐

S (Speech):  ‘뇌졸중, 뇌졸중, 뇌졸중’과 같은 단어 혹은 문장을 반복했을 때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어눌하게 나옴

T (Time):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119에 신고해 인근의 큰 병원을 방문

- 일상생활 중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온다면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가 있는지.
엄밀히 말하면 일반인이 해야 할 조치는 119에 빨리 전화해 구급차를 부르시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무언가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로 처치를 하는 경우 상당수가 바늘로 손을 따서 피를 내는 분들도 있고, 저혈당일지 모르니 사탕과 같은 당분을 먹여본다든가, 일단 아스피린을 먹여본다든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 가지 모두 불필요하고 치료까지 소요되는 시간만 지체시키는 행동입니다. 
특히 뇌졸중으로 마비가 와서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말도 못 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물이나 사탕, 아스피린 등을 먹이면 오히려 흡인이 돼서 폐로 음식물이 넘어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발견되면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시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증상이 가볍다고 직접 운전해서 오시는 분들이 있으나 구급차를 타고 오는 것보다 빠를 수는 없고 구급차를 타고 오면서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 쪽으로 연계돼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충북 지역에서는 충북대학교병원이 심뇌혈관 질환 진료에 특화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센터 특성 등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할 수 있는 치료가 혈전 용해제라는 약을 사용하는 것과 중재적 시술이 있는데, 이 중 중재적 시술은 막힌 동맥 부위에 직접 스텐트 및 흡인성 카테터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고 혈관을 재개통하는 치료입니다. 
이 치료가 이론적으로나 실제로나 좋은 결과를 보이기는 하는데, 문제는 이런 시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충청도 특히 충북과 청주에는 다른 지역보다 그런 의사 수가 적은 데 저희 충북대병원 같은 경우는 영상의학과, 신경외과,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신경과까지 해서 지금 네 명의 중재적 시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가 확보돼 있습니다. 그래서 365일 24시간 이런 시술이 가능한 전문인력이 확충돼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 우리 병원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서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뇌졸중 집중치료실과 중환자실이 있고 신경과에만 뇌졸중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 4인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더 늘어날 것을 대비해 최근 2~3년 사이에 전문인력도 빠르게 늘리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 인력을 더 확충하고 트레이닝을 강화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10월 29일 뇌졸중의 날을 맞아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뇌졸중의 날은 조기 진단 및 예방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세계뇌졸중지구(WSO, World Stroke Organization)가 지정한 날입니다.
뇌졸중이 발생하는 환자 연령층이 갈수록 젊어지고,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나 예후는 더 나빠지지 않고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질환을 빠르게 인지하고 빨리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현재 뇌졸중의 치료가 약만 먹는 치료가 아니라 증상 발생 후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에 따라 적절한 시술과 약물 치료를 병행했을 때 더 좋은 경과를 볼 수 있습니다.
뇌졸중은 빠르게 치료하면 그만큼 좋아질 수 있고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재발하지 않고 막을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을 느끼거나 확인하신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충북대병원 전경
충북대병원 전경(충청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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