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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12] '학교급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직접 키운 콩으로 건강한 식사도 하고 과학 탐구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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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11.08 17:51
  • 기자명 By. 이정화 기자

‘NON-GMO’ 사업학교 보문중 · 고등학교

1년동안 키운 콩으로 두부 등 만들기 체험

고교생들, 두부 만들며 과학적 원리 되새겨

'우리 콩을 이용한 두부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보문중·고등학교 구성원들.
'우리 콩을 이용한 두부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보문중·고등학교 구성원들.

[충청신문=대전] 이정화 기자 = 최근 학생들이 직접 기른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요리해 맛보는 의미 있는 체험 행사를 연 학교가 있다. 대전시교육청 NON-GMO(비유전자변형식품)사업 학교인 보문중·고등학교다

이 사업은 유전자 변형이 없는 안전 입증된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을 학교급식에 사용하도록 하면서 이번 행사와 같은 다채로운 체험·교육 등도 지원한다. 안전하고 질 좋은 급식 제공에서 그치지 않고 식생활 교육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해 평생의 건강을 꾀하는 것이다. 

지난 23일 보문중·고 급식실에는 토요일답지 않게 중학생·학부모·고등학생·교사들이 모여 활기가 가득했다. 우리콩 두부를 만들기 위해 모인 것으로, 1년 활동의 결실을 보는 자리다.

학생들이 1년간 콩을 기르며 작성한 관찰 일지가 나열돼 있다.(사진=이정화 기자)
학생들이 1년간 콩을 기르며 작성한 관찰 일지가 나열돼 있다.(사진=이정화 기자)

중학생들은 앞서 5월부터 자율동아리 활동을 통해 콩을 길렀다. 급식실 한편에는 아이들이 5월부터 8월까지 콩을 키우며 작성한 관찰일지가 전시됐다. 사진에는 싹이 막 튼 모습부터 완전히 자라 수확하는 장면까지 담겼다. 

고등학생들의 경우에는 과학 탐구 성격이 더해졌다. 화학동아리 '켐토피아'가 참여해 두부 만들기의 과학적 원리를 공부했다.

조선미 영양사는 "유전자 조작콩이 아닌 우리콩을 직접 키워 먹어보고자 1년간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는 과정을 거쳤다. 오늘이 마지막 행사"라며 "원래 가사실습 시간과 연계해 더 많은 학생들과 콩을 키워 두부를 만들고 급식으로 제공하려 했는데 코로나19로 규모를 축소해 동아리와 연계해 진행했다. 체험 신청이 더 많았는데 밀집도 제한 때문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은 맷돌로 콩 갈기, 두부 만들기, 비지전 만들기 등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맷돌에 둘러앉아 유경험자인 선생님 설명에 따라 콩을 갈아본 뒤 조별로 두부 만들기를 시작했다.

1. 학생들이 두부만들기에 앞서 영양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2. 학생들이 직접 맷돌로 콩을 갈고 있다.3. 한 학생이 끓어넘친 콩물을 가리키고 있다.(사진=이정화 기자)
1. 학생들이 두부만들기에 앞서 영양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2. 학생들이 직접 맷돌로 콩을 갈고 있다.3. 한 학생이 끓어넘친 콩물을 가리키고 있다.

 

과정은 이렇다. 갈아놓은 콩물을 끓이다 콩이 익으면 주머니에 넣어 콩물을 짜낸다. 걸러낸 콩물을 다시 끓이다 간수를 넣으면 몽글몽글해지며 순두부가 된다. 순두부를 보자기 넣은 틀에 부어 눌러 식히면 두부가 된다. 두부가 굳는 사이 콩물을 짜내고 남은 건더기를 다진 돼지고기와 김치 등과 섞어 비지전을 부쳐 먹는다.

콩물이 끓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넘치지 않도록 막기 위한 방어전이 치러졌다. 각 조의 학부모 손길이 바빴고 도우미로 나선 교사들 발길도 분주했다. 교사 중에는 두붓집 외손자인 '숨은 고수'도 등장해 혼란을 덜었다. 한 조에서 한순간 끓어 넘쳐 냄비가 타자 "역시 사 먹어야 해", "그럼 유전자 변형 콩을 먹게 될 수도 있어"라는 대화를 주고받는 학생들도 있었다.

1. 두부를 만들기 위해 끓은 콩물에 간수를 붓고 있다.2. 몽글몽글해진 두부 덩어리들을 두부틀에 넣고 온 힘을 다해 누르고 있다.3. 완성된 두부 (사진=이정화 기자)
1. 두부를 만들기 위해 끓은 콩물에 간수를 붓고 있다.2. 몽글몽글해진 두부 덩어리들을 두부틀에 넣고 온 힘을 다해 누르고 있다.3. 완성된 두부 (사진=이정화 기자)

 

끓인 콩물을 보자기에 넣어 비지를 걸러낸 뒤 다시 끓이다 간수를 넣자 몽글몽글 뭉치며 순두부가 만들어졌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신기해했고 두부틀에 부어 누를 때는 곳곳에서 힘 좋은 학생들이 나서 심혈을 기울였다. 

꾹 누른 두부가 식길 기다리는 동안 각 조에서 비지전을 빚어 구웠고 이윽고 두부도 완성돼 함께 나눠 먹었다.

학생들이 비지전을 부치고 있다.(사진=이정화 기자)
학생들이 비지전을 부치고 있다.(사진=이정화 기자)

 

학생들은 콩으로 두부와 순두부, 두유를 만드는 건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었지만 직접 해보니 색다르다고 했다. 간수에 대해서는 생소해했고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간수의 양이나 누름의 정도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 맛이 있고 없고가 갈렸다며 신기해했다. 학부모 반응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직접 기른 콩으로 만든 비지전과 두부.(사진=이정화 기자)
학생들이 직접 기른 콩으로 만든 비지전과 두부.(사진=이정화 기자)

 

한 학생은 "두부가 처음엔 맛있다가 살짝 쓴맛이 났다. 비지는 고소했다"면서 "콩에서 이렇게 여러 가지가 나오는지 몰랐다. 두부하고 두유 정도는 알았다"고 말했다.

학부모는 "너무 좋았다. 우리(학부모)도 신기하다. 이렇게 체험하는 자리가 마련되니까 해보는 거지 집에서는 만들기 어렵다. 아들과 함께한 추억도 생겨 더 좋다"고 말했다.

김홍섭 보문중 교장은 "아이들이 실제로 체험을 해보는 게 좋은 교육"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 콩을 키워보는 것도, 갈아서 두부와 비지전을 만들어 본 것도 처음이었을 것"이라며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나 식재료가 어떻게 자라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가를 잘 모른다. 체험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 고유의 먹거리, 좋은 먹거리를 맛보고 우리 농산물과 음식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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