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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안과 밖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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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12.02 16: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겉모습이 예쁘다고 마음도 예쁜가요?”
어느 날 사람들과 차를 마시다가 한 남학생이 내게 물었던 말입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도리어 물었습니다.
“음. 그럼 못생긴 사람은 마음도 못생겼을까?”

많은 사람이 비슷한 질문을 스스로에게나 남에게 자주 해보았을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상대방의 진심을 모를 때는 겉모습을 보고서 상대를 판단합니다. 우리가 가진 통찰력은 미리 얻은 선입견을 능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 진심을 느끼는 것보다 앞서서 작용을 합니다. 어떤 관상을 잘 보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관상은 잘 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의 모습 곧 심상(心相)은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심상’이라 하면 이 말이 어색한 사람도 있겠지만 예로부터 우리는 겉모습에 나타난 모습뿐만 아니고 마음에 나타난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모습이라고 해서 ‘심상’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세상의 사람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관상에 나타난 것처럼 심상을 사용합니다. 그런 반면 관상과 심상을 분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첫 번째 경우의 사람들은 ‘안과 밖이 똑같은 사람’이라고 표현이 가능하고 다음 경우의 사람들은 두 종류로 다시 구분해 볼 수가 있는데 ‘자신을 속이는 사람’과 ‘자신을 극복한 사람’입니다. ‘자신을 속이는 사람’은 쉽게 이해가 갈 것이고 ‘자신을 극복한 사람’을 설명하자면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을 잘 조절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속이는 사람과 극복한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부분에서는 같지만, 내면적인 상태가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로 차이를 보입니다.

‘안과 밖이 똑같은 사람’은 긍정도 부정도 아닙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 쪽에 속하십니까? 이 말을 하는 나 자신도 확실히 긍정적인 쪽에 가있다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다만 긍정적인 쪽에 갈려고 노력을 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고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는 시간이 많을수록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말을 하는 것뿐입니다. “겉모습이 예쁘다고 마음도 예쁜가요?”라는 질문을 내게 했던 학생도 스스로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보지 않고 단지 상대방만이 자신의 입맛에 맞기를 원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이 나온 것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고 세상의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만히 세상을 둘러보면 배가 산으로 가고 진실에서 어긋나 있어도 자신에게 이익만 있으면 그냥 유지하려고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부정적인 측면으로 자신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몰고 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순간이나 일정 기간은 이익을 가진다고 생각을 할 수 있으나 우리들의 긴 삶의 여정을 생각한다면 결코 좋다고 생각하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내가 길게는 살아보지 않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 가운데 하나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용기가 있는 자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사과를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과를 할 줄 모르고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고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모든 문제의 핵심을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자신의 상태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안과 밖이 부정적인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참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경우에서 예외의 경우에 속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자신을 솔직하게 만드는 것이 어쩌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일지 모릅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세상은 속여도 자신은 못 속인다’ 그렇습니다. 자신은 못 속이지요. 그런데 자신 안에 세상이 있는 것을 어떡합니까? 결국 세상은 속일 수 없습니다.

안과 밖이 같으면
투명한 여의주 같고
만약에 다르면
먹물보다 어두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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