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백과가 풍성하게 무르익는 가을, 공공요금 인상에 울던 서민들이 이제 쌀값 폭등에 통곡하게 됐다.
통계청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을 전년 429만5000톤에 비해 1.9% 감소한 421만6000톤으로 전망하면서 쌀값 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쌀값 폭락으로 인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가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을 운영하며 빚어진 예측된 결과다.
정부는 지난해 남아돌던 쌀을 소비하기 위해 가공용으로의 쌀 소비를 촉진했지만 여의치 않자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1만ha를 시범 운영하고, 올해부터 4만 ha에 대해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이 사업은 쌀을 재배하던 농가들이 콩이나 옥수수 등 밭작물 재배로 전환하면 1ha 당 300만원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이에 쌀 재배 농가들이 대거 밭작물로 전환을 신청하며, 쌀 재배면적이 전년에 비해 4.3%나 감소했다.
그러나 정작 농림수산식품부 식량정책과 노영호씨는 “비축미도 남아있고, 쌀 소비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내년 쌀 수급에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농식품부는 내년도 1인당 쌀소비량이 올해보다 1.2kg 줄어든 70.4kg으로 예상된다며 총 수요량을 418만톤으로 내다보고, 쌀 수급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쌀 생산량 1.9%는 실제 수확량과는 거리가 멀었다.
충남지역 소재 다수의 미곡처리장을 취재해 본 결과, 정부 발표와는 달리 쌀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산농협 미곡처리장 김종호 대리는 “실제 농가들이 벼를 수확해 도정해 보니 수율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감소됐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을 421만톤이라고 발표했으나, 농협측의 설명대로라면 예상 생산량이 대폭 감소돼 내년도 예상 쌀 소비량에 못미쳐 쌀 값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한쪽에서는 정부가 쌀 재배 농민들에게 주는 직불금을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을 운영해 쌀 생산량을 낮춰 국민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쌀값(80kg)은 16만6284원으로 지난해 13만8352원보다 3만원 가까이 오른것이고, 평년에 비해서도 1만원 정도 오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남아돌던 쌀로 인해 13만원대까지 떨어진 쌀값이 비축미가 충분한데도 3만원 가까이 올랐으니 내년에 쌀이 부족한 상황이 되면 쌀값이 어느정도까지 올라갈지 예측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쌀값 폭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에서 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지일·이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