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비례)는 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열린 고문서 전시회에서 러시아 국립역사 문서보관소가 100년 동안 보존해 온 지난 1909년 안중근 의사 거사 직후 촬영한 사진과 러시아 검찰과 법원의 초동수사 문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선영 의원은 이날 한·러 대화의 일환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열린 ‘러시아와 한국, 역사·사건·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고문서 전시회에서 지난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직후에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안중근 의사의 전신사진과 함께 ‘국경수비대 밀레르 검사가 이루쿠츠크 법원의 회니만 데르 검사에게 보내는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 보고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국경지대 8구역 스트라조프 치안판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에 대한 수사기록도 확인했으나 수사 날짜는 러시아 정교회 달력에 따라 10월 26일이 아닌 10월 13일로 기록돼 있다”며, “러시아 검찰과 법원이 통역사를 통해 안중근 의사를 심문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신분확인과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 동기, 거사에 가담한 동료들에 대한 진술 및 목격자들의 진술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지만 중간 중간에 일부 페이지가 누락돼 있다”고 말했다.

또 “총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국경 수비대 사건보고서’ 문건 앞머리에는 저격 직후 체포된 안의사가 두 팔을 뒤로 하고 찍은 전신사진이 첨부돼 있는데 상의의 세 번째 단추가 떨어져 나가고 바지에는 먼지가 많이 묻어 있는 것으로 보아 체포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영 의원은 “이 두 개의 문건이 모두 근대 러시아어로 작성되어 있어 판독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 국립 역사 고문서 보관소는 문서 전체의 복사는 오는 13일 이후에 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개막된 '러시아와 한국, 역사·사건·사람들'에 관한 고문서 전시회에는 20세기 초반에 발견된 ‘한국 철도 개발 계획서’를 비롯해 연해주에 정착한 한인 1세들의 생활상과 구한말 한국 풍속도는 물론 러시아에 파견됐던 민영환·이범진 등 한국 최초의 외교관들에 대한 활동상을 담은 각종 문서들이 전시되고 있다.

/육심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