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서울시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늘고 있는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해 지하철역에 편의시설을 확충,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전시의 역점 시책 중 하나인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쏟아부어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지역성장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자전거와 대중교통 수단 간의 환승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이라는 사례를 통해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겉모습은 화려하다.
그러나 막상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대전시민들은 ‘자전거와 대중교통 수단 간의 환승시스템 구축과 운영’이라는 말에 허탈한 웃음만 짓고 있다.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이들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면 출퇴근은 절대 무리”라고 말한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윤남희(38·남, 도마동)씨는 “접이식 자전거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와 대중교통 수단의 환승시스템이라는 것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씨는 “시내버스는 좁고 사람도 많으니 (자전거가)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지하철은 넓은데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으니 접이식 자전거 뿐만 아니라 일반 자전거도 이용할 수 있게 해야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둔산동에서 한밭대학교까지 자전거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있다는 대학생 이아무개씨(29·남)는 최근 접이식 자전거가 아닌 일반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려 했지만 역무원에게 제지를 당했다.
이씨는 “학교에 늦을까봐 갈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가려고 했지만 현충원역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현충원역에서 내려 학교까지 개인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려 했는데 역무원이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면 안된다며 막은적이 있었다”면서 “인근에 믿고 자전거를 보관해 둘 장소도 없어서 집에 가져다 놓고 지하철을 탔는데 그 칸에 나 혼자 있었다. 역무원은 분명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니 일반 자전거는 안된다고 했는데 정말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전시민들은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면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넘치고 있었다.
대전지역 모 자전거 동호회 관계자는 “시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며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타슈’를 늘리는 것은 엉덩이 무거운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실제 공용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은 극히 일부이며, 그마저도 출·퇴근용이 아닌 산책하러 나왔다가 십분정도 잠시 타다 제자리에 갔다 놓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한 번만이라도 현장에 나가봤다면 무턱대고 자전거만 늘리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어 “시가 자전거를 통해 녹색성장을 꾀하려 한다면, 시민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타슈’를 늘리려 예산을 쏟아붓지 말고, ‘타슈’이용자 뿐만 아니라 개인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불편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시는 가장 먼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과 주말에 지하철에서의 일반 자전거의 이용을 허용해서 자전거 타기 편한 도시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 또는 애용하는 시민들의 이러한 불편'불만 사항에도 대전도시철도공사측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대전의 지하철은 중전철이다. 그만큼 공간이 협소해 일반 시민들의 불편사항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일반 자전거의 이용 방안에 대해서도 끊임 없이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현재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첫번째로 자전거 전용칸을 만들던지, 시간대별로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던지 하는 방안이 있는데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