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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망각의 강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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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8.07 10: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살면서 때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고 아예 기억의 저장고에서 사라진 시간도 존재한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시간의 흐름은 우리에게 중요한 망각을 선물로 주었다. 만약 망각이라는 선물이 없었다면 가끔 견디기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억지로 기억 속에서 지우려하지 않아도 시간의 너그러움으로 우리는 망각의 강에 자연스러이 몸을 싣게 된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살면서 행복한 순간만을 뇌리에 저장하고 싶어도, 누군가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혼재되어 때때로 혼란스러울 때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어김없이 빠른 속도로 흐르고, 때로는 잊고 싶은 기억이 희미해질 즈음에는 시간의 석양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다.

굳이 망각의 힘을 빌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켜켜이 쌓인 모든 기억이 시간의 흐름으로 희미해지겠지만,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순간만 우리의 가슴속에 존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의 에너지가 되는 행복한 기억이 많은 사람은 물질적인 재산이 많은 사람보다 더 풍요로운 부자이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것은 추억의 한 순간이라도 행복했던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표현했다. 만약 힘들고 괴로운 기억만 뇌리 속에 남아있다면 그 사람은 사는 과정이 고역일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는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절대로 완전 치유는 어렵다”고 주장하는 어느 의학 전문가의 말도 옳지만 쌓여진 상처 그 위에 보석 같은 기억이 계속적으로 많이 덧씌워진다면 과거의 힘든 기억은 점점 희미해질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고 오직 그것으로부터 회복할 뿐” 이라는 ‘댄 페냐’ 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오늘이 자신이 만족하고 있는 행복한 삶이라면 어제의 힘든 시간은 보상된 것으로 생각되어 충분히 상처는 치유되고 극복되어질 수 있다. 현재의 삶은 매 순간이 소중하므로 어제의 시간은 행복한 추억만 남기고, 세상을 향해 눈을 크게 뜨고 오늘 삶에 충실하면 좋겠다. ‘현재의 삶은 최고의 축복’ 이라고 한다. 과거에 분노하지 말고 때로는 망각이라는 친구를 벗 삼아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미래 행복을 향한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낙담하고 절망하기 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는 현명한 자세가 살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우리는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의 미래는 어둔 절망의 길 보다는 밝고 탄탄한 희망의 길로 반드시 연결될 것이다. 나쁜 꿈을 꾸었다면 이제는 그 꿈에서 깨어나 개운치 않은 기억을 떨쳐버리고 힘차게 일어날 시간이다. 혹시 후회스런 과거가 존재한다면 이제는 흐르는 강물에 던져 버리고 진심으로 현재에 일로매진 하자.

그 누구보다 가까워야할 부모로부터 입은 상처나 사랑하는 연인과 또는 믿었던 친구로 부터 입은 상처 등 살면서 쌓여진 무채색 빛의 기억들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주위에 많다 는 것을 TV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제 모두 망각의 강을 건너 화해와 용서와 희망의 돛단배에 몸을 실어볼 시간이다. 화해와 용서의 항해를 하다보면 후광에 빛나는 새로운 미래가 반드시 당신을 향해 다가올 것이다. 요즘 보도되는 뉴스를 보면서 살면서 쌓여진 좋지 않은 기억은 망각의 힘으로 강물에 흘려보낼지라도 누군가와의 약속은 바위에 깊이 새기는 마음으로 잊지 않고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좋은 삶에 대해 늘 생각한다면 좋은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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