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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화위복의 미소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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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2.04 14: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살면서 지금 당장은 화를 입은 거 같은데 훗날 돌이켜 보면 다행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지금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이 항상 꽃동산이고 꽃길일 리 없다. 모든 사람들은 오늘이 힘든 시간이어도 내일은 반드시 나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일어서고 또 일어선다.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위기감이 몰려와도 그걸 딛고 일어서는 저마다의 내공과 저력을 갖고 있다. 실패는 성공의 또 다른 얼굴이다. 실패를 해보지 않고 성공의 문을 두드릴 수 없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성공은 얇은 유리잔처럼 곧 깨질 것 같아 조심스럽고 조마조마하다, 그만큼 성공은 실패를 여러 번 경험한 후 쌓여진 내공의 결과물이어야 더욱 견고하고 탄탄하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행운은 탁한 공기를 마셔본 후 느끼는 소중함을 알게 된 후에 찾아온다. 건강을 잃어본 후 매사 조심하게 되는 건강 염려증이 생겨 장수의 성곽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한 예로 작년에 전혀 예상치 못한 큰 수술을 하게 된 친정언니가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후 언니는 삶의 겸허함과 소중함을 깊이 알게 되었고 살아있음에 한없는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은 오히려 건강을 너무나도 잘 챙기니까 예전보다 훨씬 편안한 모습으로 건강해졌다. 더 큰 것을 잃기 전에 찾아온 작은 경고의 방문은 그래서 어떤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작은 경고나 시련 없이 꽃길만 걷게 되는 선택된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인생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단정하고 평가할 수는 없다. 우리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변화무쌍하기에 오늘 행복해도 내일 슬픔의 먹구름이 밀려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인생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세상에는 우리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는 일도 있다. “행운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순식간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어느 책 구절이 생각난다. 살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또는 원하지 않는 불리한 일을 간간이 만날 때도 있지만 불리한 일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대처하는 능력이야말로 그동안 쌓아온 내공의 결과물이다. 불리한 일 조차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저력을 가져야 마지막에 인생이라는 힘든 게임에서 웃을 수 있는 승자가 된다. 실패와 성공의 일부분은 각자의 운명에 달려있을 수도 있지만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모두에게 지금 이 순간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아울러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어리석은 형국을 만들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깊이 파악할 줄 아는 현명한 새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 보자.

감당하기 어려운 힘든 일과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기쁜 소식이 공존했던 금년과도 헤어질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금의 고통과 상처가 모두 전화위복으로 합리화되어 포장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뜻이 무엇인지는 알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때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신의 섭리에 따라야만 하는 때도 있는 것 같다. 금년에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한 아픔들은 희망찬 새해에 전화위복의 미소를 띠며 좀 더 여유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으로 믿는다. 이런 나의 생각은 확신이 아니라 어쩌면 간절한 바람일지도 모른다. 이제 슬픔과 고통은 떠나는 2022년 기차에 태워 보내고 희망과 행복의 기차로 환승할 시간이다.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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