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를 수소에너지로 효율적으로 변환할 수 있는 녹색 기술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명지대 황성필 교수(34)가 주도하고 계주홍 석사과정생 등이 실리콘 나노선을 활용해 햇빛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황 교수 연구진은 실리콘웨이퍼에 나노선을 만들어 햇볕을 쬐면, 나노선이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분해해 기존의 평평한 실리콘 판에 비해 수소 발생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함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연구들은 태양전지 패널로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 대부분이나 야간에는 발전이 불가능하고, 날씨와 계절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 등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또 저장과 운반에 문제가 있어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진은 물을 분해하면 수소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실리콘 나노선을 이용해 태양에너지를 수소에너지로 직접 변환시키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실리콘웨이퍼를 화학적으로 식각(금속촉매무전해식각)하여 저렴하면서도 간단하게 두께 10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와 길이 20μm(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1m)의 실리콘 나노선이 수직으로 밀집된 구조물을 만들어, 태양에너지를 받아 활성화된 전자가 실리콘 표면까지 도달하는 거리를 단축시켜 전자 소실량을 최소화해 수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또 나노구조가 빛의 파장보다 작아 빛이 반사되는 성질도 제거해 흡수되는 빛 에너지의 양을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서 소량의 백금 나노입자를 나노구조물 위에 제작해 촉매로 이용하는 방법을 동시에 연구해 수소 발생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
 수소를 생산해 활용하면 기존의 전기발전에 비해 보관과 운반이 쉬워, 석유를 활용하는 것처럼 수소를 직접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수소는 연소 후에도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오직 물만 배출하는 청정에너지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에 주목받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황성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실리콘 나노선 광전극은 반도체산업에서 널리 쓰이는 실리콘웨이퍼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나노선이 효율적으로 광수소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기존의 반도체시설들을 활용한 광수소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서 "생산된 수소는 운반과 보관이 전기보다 용이하므로, 미래 수소 경제(hydrogen economy)에서 나노과학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4일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나노레터(Nano Letters)誌 온라인 속보에 게재됐다. 

 /육심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