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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간 융합유전자’ 형성의 비밀을 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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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1.26 18:28
  • 기자명 By. 강선영 기자

-유전자 연구의 새로운 지평 열어

한 염색체 내에서 기능이 서로 다른, 이웃한 유전자들이 한 개의 새로운 융합유전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그 동안 생물학 분야에서 단일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일반화된 사실이지만, 이웃하는 두 개의 유전자가 한 개로 융합하는 형성과정을 분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최초의 연구결과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정 혁·이하 생명硏) 박홍석 박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의 ‘원천기술개발사업’ 및 생명硏 ‘창의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체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 학술지 ‘기능 및 통합 유전체 (Functional & Integrative Genomics)’1월호 온라인 속보판에 게재(게재일 1월 12일, 논문명 Novel mechan ism of conjoined gene formation in the human)됐다.

융합유전자(fusion gene)는 두 개의 유전자가 한 개의 유전자로 재구성돼 전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로서, 그 형성기작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돼 왔다.

일반적으로는 서로 다른 염색체 일부분이 위치 이동하면서 생성되는 경우, 같은 염색체내에서 일부가 위치 이동해 생성되는 경우, 동일하거나 서로 다른 염색체내의 유전자가 각각 전사체를 만들고 이 두 개 전사체가 그대로 융합해 생성되는 경우의 3가지 형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융합유전자들은 암 세포를 비롯한 비정상적인 조직세포에서 발견되고 있어 최근 암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에 형성과정을 밝혀낸 ‘이웃 간 융합유전자(Conjoined Gene, CG)’는 동일한 염색체상에서 이웃한 두 개의 유전자(neighboring gene)들이 위치 이동 없이 새롭게 한 개의 융합 유전자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인간을 포함한 일부 생물(인간 약 800여개, 쥐 270개, 초파리 227개)에서 일부 단편적인 구조정도만 알려진 상태였다.

특히, 유전자로서 완전한 구조와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박홍석 박사팀은 침팬지연구에서 발견한 5개의 ‘이웃 간 융합유전자’가 인간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특히 이들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변이 융합 유전자 57종을 발견, 구조를 비교 분석함으로서 이웃 간 융합유전자 생성시의 독특한 규칙성과 형성기작을 새롭게 밝혀냈다.

박 박사팀의 연구 결과, 서로 다른 두 개의 유전자가 융합해 한 개의 ‘이웃 간 융합 유전자’가 될 때, 유전자의 특정부위가 사라지거나 생성되는 매우 독특한 규칙성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첫 번째 유전자의 합성 종결 신호(termi nation code)가 반드시 제거되면서 옆의 유전자까지 전사가 일어나게 된다는 점, 이 과정에서 이웃하는 두 개의 모체 유전자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DNA서열이 유전자로 참여를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그 동안 생명현상에서 그 역할이 불분명했던 DNA 영역(전이성 DNA: trans posable element)인 점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웃 간 융합 유전자’는 정상조직 세포와 암 조직 세포에서 모두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일부 융합유전자는 특정 암 조직 세포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융합유전자는 향후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분자표적으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의 단일 유전자와는 다른, 새로운 구조의 유전자가 인체의 세포내에서 일반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서, 향후 유전자 연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의 세포내에는 극히 미량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이웃 간 융합유전자” 및 그 변이 유전자들이 생성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들의 규명은 인간유전체 청사진(human geno me blueprint landscape)을 보다 완벽하게 이해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생명硏 유전체자원센터장 박홍석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기초해 앞으로 인간 유전체 내에 존재하는 모든 이웃 간 융합유전자들의 실체 및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며, 이웃 간 융합유전자 연구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서 인간의 질병원인 규명, 진단기술개발 및 치료 등에 폭 넓게 활용될 수 있고, 국가 바이오연구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데 매우 중요한 분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선영기자 ksydailycc@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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